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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바느질 ‘규방공예 배워볼래요?’

박아미(40·규방공예가)

등록일 2014년03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바늘구멍을 통과할 정도의 사격솜씨?

사격선수였던 박아미(40)씨의 손에 어느덧 바늘이 들려있다. 가끔 생각한다. ‘내 손에 왜 바늘이 들려있는 걸까?’ 사격선수로 언제까지 생활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했지만 이후의 삶이 바늘과 연이 닿을 줄도 몰랐다.

아미씨는 서산에서 중·고교때 사격선수였다. 실력이 좋아 전국체전에도 나갔다. 그게 전부였다. 남편을 만나 이른 나이에 결혼하고 보니 전업주부의 ‘심심함’이 견디기 힘들었다. 뭐라도 배울까? 건성건성 집 근처 문화센터로 갔다가 눈에 띈 것이 ‘퀼트’였다. 퀼트는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이나 모사 등을 넣고 바느질해 누벼 만드는 것이다.

선수생활은 ‘성취감’에 민감한 사람으로 만들었나 보다. 재미로 시작했다 죽을둥살둥 성취감에 젖어 바느질을 했다. 어느땐 밤을 허옇게 새기도 했다. 충열된 눈으로 완성된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노곤한 기쁨이 밀려왔다.

퀼트로 시작했지만 끝은 전통바느질의 규방공예였다. “규방공예라 하면 자수, 매듭, 염색 등 여성이 규방에서 하는 총체적인 공예를 말하지만, 흔히 ‘조각보’를 보통 규방공예로 이야기들 하죠.”

배우는데 있어 ‘난이도’는 높지 않다. 감침질, 홈질, 상침질만 알면 된다. 다만 익숙해지는게 3개월 정도 걸린다. 재료비까지 모두 합해 3개월에 10만원 정도니 맘만 먹으면 배우기가 어렵지 않다. 물론 가장 중요한 일은 ‘얼만큼 좋아하느냐’에 달렸다.

아미씨는 2012년 2월 신부동 2단지 옆 상가에 자그마한 규방공예점을 열었다. 작품을 하나 둘 만들고 진열해 놓으면서 텅 빈 공방은 점점 예뻐졌다. 규방공예(조각보)뿐 아니라 퀼트, 컨츄리인형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은 그녀의 손에서 생명을 얻었다.

“규방공예에 퀼트를 접목하고, 컨츄리인형에 규방을 접목하는 등 세가지 방식을 적절히 혼합해 작품을 만들기도 해요. 강점을 묶어 합체한 작품이 뛰어날 수도 있죠.”

보통 바느질 작품으로는 주머니, 바늘방석, 노리개, 조각보, 골무 등이다. 크게 실용성은 없다. 오히려 인테리어용으로 인기다. “우습게 보면 다쳐요. 작은 작품 하나도 몇십만원씩 나가니까요. 거기에 공들인게 얼만데요.”
 

흥타령춤축제 등 행사장에 나가면 화려한 색감에 멀리서도 관람객들이 몰려온다. “예쁜 스카프 하나 사서 목에 걸고 다니면 좋겠다”며 가격을 묻곤 ‘억’ 소리 난다. “왜이렇게 비싸요” 하며 슬금슬금 빠져나간다. 수제품이 원래 그렇다. 재료비는 얼만 안돼 보여도 만드는 공임비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맘에 드는 거 사시는 것도 좋은데 취미삼아 배워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직접 만들면 공임비가 안들잖아요. 또 세상에 하나뿐인 악세서리를 갖게 되니까 이모저모 좋은 거죠.”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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