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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무용 천안시장 “시민 삶의질 세계100대 도시에 진입”

머서사의 세계223개 도시 삶의질평가에 98위 선정… 시민 자긍심 및 도시브랜드 기여

등록일 2014년02월2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20일 오전 9시30분, 성무용 시장이 시청 브리핑실을 찾았다.

“천안시가 머서(Mercer)의 ‘2014 삶의질 평가보고서’에서 세계 98위로 선정됐습니다.”

발표하는 성 시장의 얼굴이 상기됐다. 몇 년을 벼른 끝에 ‘세계 98위’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낸 것이기 때문이다. 머서의 삶의질 평가에 국내 기초자치단체들이 얼마나 도전했는지는 통계가 없지만 지난 2012년 머서의 보고서에 서울은 75위, 부산은 92위를 찍은 바 있다.

브리핑에 따르면, 머서는 매년 220여개 세계 해당도시를 대상으로 정치·사회, 경제, 문화, 의료·보건, 교육, 공공서비스, 여가, 소비생활, 주택, 자연환경 등 10개분야 39개 항목을 기준으로 삶의 질을 평가하고 있다.

머서의 세계 도시 삶의질 평가에 대해 성 시장은 “세계 주요언론에서 평가결과를 인용·보도하는 등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로 정평이 나있다”고 강조했다.

천안시는 민선5기 시정목표를 ‘시민 삶의질 세계100대도시 천안’으로 정했다. 자신의 민선5기 4년 임기 안에 100대도시 안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내걸고 2010년부터 시정 전반에 걸쳐 시민 삶의질 향상에 매진해 왔다.

2011년 8월 머서와 삶의 질 향상에 관한 워크숍을 개최했으며, 지속적인 업무협의 끝에 2013년 하반기 머서와 세계 선진도시 벤치마킹을 통한 삶의질 향상 방안모색, 삶의질 세계순위 평가 등의 내용으로 삶의질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그 결과 2013년 머서 평가에서 세계98위라는 성과를 얻게 된 것이다.

천안시는 브리핑에 그간 자신들이 노력한 일들을 소개했다.

2010년 시민 삶의질 세계100대도시 만들기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11년 종합실행계획 용역을 가져 ‘세계100대도시’를 향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완성했다. 2012년 해당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고 74개 지표와 46개 실천사업을 추진했다. 또한 삶의질 국제컨퍼런스 등을 개최하고 머서의 삶의질 책임연구원인 슬래진 파라카틸 등 유명석학 6명을 국제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2013년에는 그동안의 삶의질 변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천안시 삶의질 조사분석’을 가졌다. 더불어 국제교류도시를 초청해 세계 삶의질 향상 국제포럼을 개최했고, 두 차례에 걸친 삶의질 시민 정책토론회 개최, 삶의질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성무용 시장은 “시민 삶의질 세계100대도시 천안을 실현했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천안시민이라는 자긍심도 고취될뿐더러 전 세계에 천안을 알리는 홍보효과와 그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더욱 시민 삶의 질 향상에 매진해 천안시가 세계적인 선진도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98위? 평가대상도시는 겨우 223개인데

세계를 무대로 삶의질평가 98위라면, 국내에서는 몇 위나 될까? “98위쯤 되지 않을까요.” 머서사 평가소식을 접한 한 시민이 비아냥했다. ‘세계98위’라면 대단한 수준의 도시라는 말인데, 이같은 표현은 ‘세계 223개도시’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점을 살펴야 한다.

또한 ‘주요도시’라고 밝힌 데에는 “도대체 어느 도시들이 해당되냐” 하는데 의문점이 있다. 천안시 관련 업무를 보는 직원도 “머서사의 도시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만약 해당도시들이 신청하는 방식이거나, 머서사가 임의적인 선택방식을 택한다고 보면 말 그대로 223개 도시중 98위로 ‘중간순위’에 해당한다. 실제로 천안시는 신청하는 방식이 됐다. 2011년 기획하고 2012년 실무추진단을 꾸린 다음 2013년 평가받은 결과가 이번 삶의질 세계98위인 것이다.

1년 정도의 노력으로 이런 놀라운 수치를 얻어낸 것에 천안시측은 ‘세계100대도시라는 목표는 2011년에 삼았지만 이미 천안시의 삶의 질 현주소는 상당한 수준에 있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즉 시민 삶의질 세계100대 도시 진입을 목표로 삼고 뛴지 1년만에 98위라는 결과는 무언가 어긋난 느낌이다. 지표를 설정하고 추진한지 1년만에 목표달성이라면 두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목표를 잘못 잡았거나, 처음부터 전시성 이벤트로 삼았지 않았을까 하는 거다.

이같은 문제의식에 관해서는 이미 전종한 등 여러 시의원들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짚은 바 있다. 전 의원은 세계100대도시로의 목표를 세운 것은 바람직하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너무 형식에 치우치고 있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합의한 도시방향을 갖고 접근해가는 것이 중요하지 외부시각이 무슨 소용이냐.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자꾸 평가하려고만 하는 이유가 뭐냐”고 꼬집었다.

이숙이 의원은 컨퍼런스에서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는 점을 지적,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야 되겠지만 투지비용에 대한 가치가 나올 수 있겠느냐”며 전시성은 아닌지 우려했다.

실제 천안시는 2011년 4월 관련 종합실행계획수립용역에 1억1076만원을 사용했고, 2012년 10월에는 1300만원을 들여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관련예산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천안시는 ‘천안시가 어떤 도시로 평가받고 있는지를 알고, 그에 따라 어떤 노력을 해나가야 하는지 과제를 설정해 수행해나가자는 취지로 단순한 요식행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삶의질 세계100대도시 추진과 관련해 천안시는 처음 테스크포스팀을 꾸려 1년여 운영한 후 2012년 기획예산과 국제협력팀에 귀속해 담당하고 있다. 박미례 담당자는 “앞으로 머서사 평가발표가 2014년 한차례 더 있을 예정이며, 그 이후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삶의질 지표는 각 부서별로 챙겨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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