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랫동안 밤을 하얗게 새워가며 고민하고 장고한 끝에 출마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도병수(54)씨가 천안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 시장경선은 현재 출마의사를 밝힌 최민기, 이정원, 강방식과의 4파전 경합으로 늘어났다.
17일 오전 10시30분 천안 지하상가의 좁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그의 경우 시장출마설에 간간히 이름을 올리기는 했어도 나올 것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렇듯 그는 ‘장고 끝에’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기자들 앞에 선 도병수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밝혔다.
“어떤 행보가 내고향 천안을 위하는 일인가를 고민했다. 주민들의 목소리도 듣고, 주변사람들의 고견도 경청했다. 다른 후보자들의 언행 역시 주의깊게 검토했다. 이같은 결과 누구에게도 정치적 빚을 진 적이 없는 내가 사심없이 일할 수 있는 적격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가 내다보는 천안은 어떨까.
“천안은 급격하게 인구가 증가했음에도 성무용 시장의 3선 재임기간 비교적 안정된 경제수준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규제완화를 비롯한 내포신도시로의 충남 중심축 이동, 제2행정수도인 세종시 건설, 삼상주력사업의 평택 이전 등으로 성장동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 시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도병수는 ‘제가 시장이 된다면…’이란 가정법을 사용해 시장으로서 어떻게 운영해나갈 것인가를 이야기했다.
“시민들이 다같이 잘사는 도시로 만들겠다. 이를 위해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는 시정,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시정, 청년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창출에 노력하는 시정, 농촌경제가 살아나는 시정, 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시정, 노후가 편안하고 여성과 장애인의 권익이 지켜지는 시정을 열겠다.”
11일 출마선언한 이규희(민주당)가 원도심 활성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원도심 내 시장집무실(콘테이너박스 등)을 추가로 두고 민원인을 만나겠다”고 말한 것과 비교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주민주도형 원도심개발 추진, 원도심 공동화 방지를 위한 신도시의 무분별한 조성금지 등 구체적인 실현가능한 방안을 마련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오늘 이곳 천안역 지하상가에서 출마기자회견을 갖는 것도 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도병수는 시장으로서의 경영철학도 밝혔다. “인기에 연연치 않는 소신있고 뚝심있는 행정, 사익을 위한 민원이나 전시행정 근절, 신상필벌,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투명한 정책결정으로 시정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한편 도병수는 2004년 대전지검 천안지청 수석검사로 재직하다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다. 그는 “냉혹한 정치현실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음을 밝혔다. 검사직을 사직한 후 10여년간 천안에서 법무법인을 설립해 대표변호사로서 일해왔다는 그는 “천안시민이라는 가슴 뿌듯한 자부심을 가져왔고, 언젠가 고향 천안을 위해 이 한몸 바쳐 봉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왔다”고 전하며 거듭 천안시장이 돼서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당부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