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여성 리더십이 관심을 얻고 있지만 알고 보면 우리는 이미 오래 전 걸출한 리더십을 지닌 여성 지도자를 배출한 바 있다.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를 사실상 건국한 소서노. 남편 주몽과 고구려를, 아들 온조와 백제를 세운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두 나라를 건국한 여제'다.
창작뮤지컬 ‘소서노’가 4월 5일(토)부터 12일(토)까지 천안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또한 이에 앞서 서울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3월24일부터 29일까지 무대에 선다.
(재)천안문화재단과 (재)서울예술단이 공동 제작한 이번 공연은 위대하지만 잊혀졌던 백제, 고구려 두 나라의 창업주이자 통치자였던 ‘소서노’의 모습을 팩션(Fact+Fiction) 형식의 무대로 구현할 예정이다.
천안문화재단과 서울예술단은 한국의 공식적인 주류역사 속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는 그녀의 숨겨진 이야기를 문화콘텐츠로 개발했다.
이들이 보는 소서노는 역사를 개척한 지혜로운 지도자로서의 모습이다. 물론 뮤지컬 ‘소서노’는 고증학적 자료와 역사를 참고하기는 하였지만 역사물은 아니다.
남성중심적인 힘과 권력, 영토확장이 강조되는 기존의 건국신화와 대비해 포용과 화합, 사랑이라는 이념을 통해 백성을 융합하고 나라를 건국해 나가는 소서노의 모습을 역사와 신화 즉, 픽션과 판타지로 창조해냈다.
특히 소서노와 주몽을 비롯한 실존 인물들 외에도 신화적인 인물들을 등장시켜 판타지적인 재미를 더했으며, 영화적 기법 및 스펙터클을 부각시키는 영상 활용, 시대의 패턴만 적극 사용한 현대적 의상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미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판타지 영화나 에픽영화에서 나올법한 다이나믹한 음악과 다양한 타악기의 리드미컬한 연주가 서울예술단의 장점인 안무와 함께 풍성한 무대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소서노역을 맡은 조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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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역에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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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의 소서노역에는 ‘미녀와 야수’, ‘조로’ ‘레미제라블’ 등 청아한 음색과 섬세한 표현력을 지닌 서울예술단 출신의 조정은이 맡았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호흡을 맞출 주몽역에는 ‘윤동주, 달을 쏘다’, ‘쓰릴미’, ‘김종욱 찾기’ 등에서 섬세한 연기와 성실함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예술단 단원 박영수가 맡았다. 여기에 서울예술단의 앙상블이 아름다움과 역동적인 에너지를 더해 극적이면서도 웅장한 드라마를 전달할 것이다.
극본은 ‘내 마음의 풍금’, ‘미녀는 괴로워’, ‘라 레볼뤼쉬옹’ 등에서 독특한 실험정신과 매력적인 대사로 검증받은 이희준이 맡았으며, 연출은 서울예술단 가무극시리즈로 대중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온 서울예술단의 예술감독 정혜진(연출)과 연극 ‘당통의 죽음’, ‘알세스티스’, ‘맥베드’에서 세련된 무대를 선보인 이곤(협력연출)이 맡았다.
작곡에는 ‘빨래’, ‘잃어버린 얼굴 1895’을 통해 실력과 신뢰를 인정받은 민찬홍, 중견무대미술가이자 용인대 연극학과 교수인 이태섭이 총 미술로 참여한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