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기(천안산림조합 상무)씨는 오늘(6일)도 출근하자마자 임산물종합유통센터로 달려간다. 원성동 산림조합에서 유량동 유통센터까지라야 차량으로 4분거리. 단걸음에 내닫은 유통센터는 이른 시간이라 아직 손님들의 발길이 없다.
“장작더미를 이렇게 푸대에만 쌓아두면 안돼. 시골집 벽 한켠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것처럼 해놓자구. 운치도 있고 판매도 더 잘될거야.” “구이용 철판은 왜 안갖다놓지. 저번에 말했는데….”
그의 ‘잔소리’는 매서운 시어머니같다. 직원들은 잠깐 얼굴을 찌푸리지만 곧 일에 착수한다. “어쩌면 한시도 가만 있지 못하실까.” 여점장이 그런 상무를 향해 한소리 한다. 싫진 않은 푸념이다. 그런 열정과 관심으로 유통센터가 빠른 시간에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저렴하고 맛있고...' 나물 좋아하는 주부들의 발걸음이 잦다.
지난해 10월 중순 문을 열었지만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다. ‘과연 생각대로 될까’ 싶었다. 그런데 ‘중박’을 넘어 ‘대박’으로 향하고 있다. 가장 효자노릇한 상품을 꼽는다면 ‘펠릿목재(난방용연료)’다. 지금까지 20㎏들이 1만5000포(300톤)가 팔렸다. 펠릿은 친환경녹색연료라는 이름답게 냄새가 (거의)없다. 한 포가 40평공간을 데우는데 10시간을 버틴다.
유 상무는 보통 난로의 기름값보다 절반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귀띔한다. 덕분에 150만원짜리 펠릿용난로도 20여대 팔렸다. 화목난로도 많이 보급되면서 산림조합이 직접 벌채한 통나무를 장작용으로 썰어 판매하는 것도 인기가 좋다.
사실 임산물유통센터는 여러 이점으로 ‘장사’가 안될 수가 없는 곳이다. 일단 산림조합의 조합원 3700명이 손님이자 판매원이다. 또한 유량동쪽 산행자들과 원성천변 산책로를 따라 들리는 손님들이 많다. 게다가 인접한 나무시장을 통해 유입되는 손님도 있고 보면 ‘목’이 꽤 좋다.
“무엇보다 상품이 갖는 매력이 크다는데 있죠. 천안 조합원들의 생산품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들여오는 농산품들은 가장 저렴하고 질좋은 상품가치를 얻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사이, 한 주민이 찾아와 두 제품을 각각 5개씩 꺼내 계산대에 놓는다.
“먹어보니 너무 맛있어서 4집것을 함께 사가려고요.”
부부로 보이는 또다른 손님도 이것저것 물어보며 “저번, 마트에서 샀던 것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좋아요. 물건도 좋아보이고요.” 그들도 몇몇 제품을 사갔다.
유 상무는 어깨가 으쓱. “직접 와서 보시면 반할 겁니다. 비교해보면 대번 답이 나와요. 정선의 곤드레나 울릉도 부지갱이 등 모든 나물부터 각종 임산기구까지 없는 게 없죠. 와보시면 알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