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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띠해 ‘용만큼 말많은 천안’

용마산, 말꼴비알 등 말이름 40여곳… 향교 앞 하마비까지

등록일 2014년01월0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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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역사문화연구실(실장 김성열)이 조사한 바로는 천안지역에 ‘말’과 관련한 지명이 40여곳에 이른다. 김성열 실장은 “대략적인 조사로도 45곳”으로 알렸다. ‘용’과 관련된 천안지역이지만 ‘말’과 관련해서도 결코 적지 않다.

여기에는 말무덤이라는 지명이 많은데, 일부는 말(馬)이 크다(大)는 뜻으로도 사용된 예다.

즉 말우물(큰우물), 말매미(큰매미), 말벌(대황봉)처럼 말무덤은 큰 무덤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말’은 크다는 뜻 말고도 다양하게 쓰였다. 한 예로 두정동에 말우물이라는 곳이 있는데 마을 앞에 큰 우물이 있어 물이 말(斗)로 쏟아져나온다 해서 말우물이 됐다 한다.

이렇듯 고유한 말무덤이 아닌, 말(馬)과는 상관이 없는 이름으로도 사용된 곳들이 있다. 

말과 관련된 법정동은 ‘삼룡동’뿐?

삼룡동은 삼거리와 용마(龍馬)산이 합쳐진 이름이다. 용마산은 용마비두형(龍馬飛頭形)이라 해서 낮은 구릉의 생김새가 용이 머리를 하늘로 향하며 나르는 형상을 일컫는다. 청수동 저수지의 동쪽에서 시작된 작은 구릉이 천안삼거리로 이어지는 곳이다.

이렇듯 말모양을 닮은 지형에 말이름을 붙인 곳은 무척 많다.

천안여고 뒷산의 마망(馬望)산은 말이 우뚝 서서 천안삼거리를 쳐다보고 있는 형상을 본떴다. 목천 대정리의 마산(馬山)은 ‘말미’라 하며, 세종대왕이 이곳의 물을 가져다 먹을때 말을 메어두었던 곳이라 하고, 뒷산이 말같이 생겼다 해서 말이름을 붙였다.

입장면 말마골은 지형이 목마른 말이 물을 마시는 형상이라 해서 갈마음수형(喝馬飮水形)에 해당한다. 말안장같이 생긴 산이다. 고종때 이조판서를 지낸 문헌공 윤자덕이 낙향해 살았다는 풍세면 마가산(馬佳山)도 산 모양이 말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직산읍에는 용굴 아래 논 옆에 있는 바위가 말등처럼 생겼다 해서 마암(馬岩)이라 불려지기도 한다.

성남면 대양리쪽에도 말바위가 있다. 이 말바위는 거북이와도 비슷한데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머리쪽 부락은 먹어치우므로 불길하고, 궁둥이쪽의 부락은 걸적한 똥을 눔으로 거름이 되어 좋다 했다. 그러다보니 동네주민들이 서로 돌려놓으라고 불화가 잦고, 결국 말바위가 골칫덩이라 해서 땅에 묻었다고 한다.

입장면에도 용마지·안장바위·말바위 등이 있다. 용마지(龍馬池)는 만마루 강신대 위에 있는 못으로, 숙종때 참판 류광익이 꿈에 이 못에서 말이 나와 용으로 변화했으므로 용마지라 했으며, 이후 자손들이 매우 번창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말바위는 지령리 북동쪽에 있는 바위로 말의 머리를 닮았다 한다. 이 말바위 또한 성남면 대양리의 말바위와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말바위의 입이 동면 구도리 보평마을 향해있어 보평의 양식을 먹고 똥은 지령리에 누어 보평은 늘 가난하다는 것이다. 결국 누군가에 의해 말바위의 혀는 잘려져 버렸다 한다. 
 

말은 먼거리 교통수단으로 인기

지금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은 ‘차량’이다. 서너명이 탈 수 있는 자동차에서 많게는 버스나 기차, 비행기에 이르는 교통수단은 먼거리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한다. 그러나 자동차가 나온 것은 기껏 100년 안팎이다.

차가 없던 예전에는 우(牛)·마(馬)차가 대신했다. 느릿느릿한 소는 동네 안에서 농사를 지으며 활용된 예가 많은 반면 오랜시간 빠르게 달릴 수 있던 말은 장거리 교통수단으로 이용됐다. 이런 이유로 지역마다 말들이 지나던 길들이 있고 머물렀던 장소가 성행했다.

천안지역의 경우 신당동에는 경부국도에서 역말로 들어서는 곳(남남나이론 공장 주변)에 ‘말거리’라는 곳이 있다. 공무로 삼남지방에 가던 관리가 공무표식의 마패를 제시하고 말을 바꾸어 타고가던 곳이다.

장태산 뒤쪽에 있는 마점사의 내력은 영성지에 소개돼 있다. ‘고려태조 왕건이 이곳에 말을 메어두고 쉬었다’는 데서 마점사라 하고, 마점산(馬占山)이라 했다.

천안향교 앞에 세워진 하마비(下馬碑)는 어느 지방의 향교에도 있는 것으로 비문은 ‘대소인개하마(大小人皆下馬)라’ 쓰여있다. 지위가 높고 낮은 모든 사람은 말에서 내려 지나가라는 뜻이다. 향교에 모신 성현들 앞에서 예의를 지키라는 말이다.

 

<馬자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 웃사람을 농락하며 권세를 마음대로 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

죽마고우(竹馬故友)/ 죽마(대말)를 타고 놀던 옛 벗 곧 어릴때부터 같이 놀며 자란 벗을 일컫는다.

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을 하여 더 빨리 달리게 하는 것을 일컬음.

마이동풍(馬耳東風)/ 남의 비평 충고 의견을 조금도 귀담아듣지 아니하고 곧 흘려 버림을 일컫는   말이다.

견마지로(犬馬之勞)/ 자기의 노력을 겸손하게 일컫는 말이다.

주마간산(走馬看山)/ 달리는 말위에서 산천을 구경한다는 뜻인데 이것저것을 천천히 살펴볼 틈이 없이 바삐 서둘러 대강 대강 보고 지나침을 말한다.

<말(馬)에 관한 속담>

말 가는데 소도 간다/ 남이 하는 일이라면 자신도 노력만 하면 능히 할 수 있다.

말 갈데 소도 간다/ 가서는 안 될 데를 간다는 뜻이다.

말 삼은 소시이라/ 말이 제 발에 맞게 만든 신을 소가 신는다는 뜻으로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함을 보고 이르는 말.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 사람의 욕심이란 한이 없음을 이르는 말.

말 한 마리 다 먹고 말 냄새난다 한다/ 하고 싶은 대로 다하고 나서 공연한 트집을 잡는다는 말.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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