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쯤 다니던 곳을 사퇴하고 (천안시장 선거에)도전할 겁니다. 이같은 생각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해왔고, 이젠 때가 무르익었다 봅니다. 나름 경쟁력도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얼마 전 한 지인의 소개로 커피숍에서 만난 사람은 자신이 차기 천안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했다. 그간 여러 언론에서 내년 천안시장 선거에 나올 인물들을 자천타천 열거해놓고 있었지만 그는 새로운 인물이었다. 40여분의 대화를 마치고 그는 대전으로 내려갔다. 내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후보를 비롯해 도지사, 도교육감, 도의원, 시의원 등 많은 부문에서 시나브로 정치후보들의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정당공천제 폐지여부 관건
지역사회에서 평상시 정치인들의 행보는 잘 보이질 않는다. 4년에 한번 치러지는 선거는 선거시즌 1년 외에는 유권자나 정치인들 모두 평화롭다. 천안시도 그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시장후보들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내년 6·4지방선거의 새로운 제도변화라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에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22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촉구하며 조속한 입장표명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요구하고 나섰으며, 24일에는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정기국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찬반양론이 갈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내년도 기초공천제 폐지는 안개속에 머물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천안시 한 여성시의원은 “내년 선거에 정당공천제 폐지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일단 공천경쟁에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있음을 전했다.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참여형 선거활동’도 관심을 모은다. 숙의민주주의를 원하는 일부 시민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한 모임이 세차례 진행됐으며, 이들을 통한 ‘시민후보’의 등장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한편 도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성무용 천안시장의 물밑 정치활동도 바빠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도지사에 도전장을 낼 것인가에 대한 지역사회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남은 임기를 마무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뿐, 도전여부에 확답을 주고있지 않다. 하지만 새누리당 공천경쟁의 유·불리에 따라 출마여부를 결정짓겠다는 속내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정가의 목소리다.
천안시장선거 ‘과열조짐’
3선제한에 묶여 성무용 시장이 다음선거에 나오지 못함으로써 무주공산이 돼버린 천안시장 선거에 도전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언급되는 인물만도 10명 안팎.
정확하게 출마의지를 공공연히 선언한 인물로는 현 최민기(새누리당) 천안시의장과 장기수(민주당) 시의원이 있고 그간 천안시장에 한우물을 파고 있는 구본영(민주당)과 아직 밝히기를 꺼려하는 현직 고위공무원이 있다. 또한 이정원(새누리당) 전 시의원도 출마의지를 갖고 있으며, 박성호 풀뿌리희망재단 상임이사도 지난 10월 말 결심을 굳히고 시장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외에도 고경호, 이규희, 박찬우, 한태선, 정순평, 장상훈 등도 언급되고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사람들은 최민기·장기수·구본영을 들 수 있다.
최민기(새누리당)는 시장선거에 대한 복선을 깔고 후반기 의장에 도전, 시의장이 되면서 정치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늦은 밤까지 크고작은 각종 행사에 얼굴을 비추면서 차기 시장선거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천안시장에 계속 도전해온 구본영(민주당) 또한 활발한 정치활동에 나서고 있다. 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를 운영하면서 매월 천안문화바로알기 프로그램을 진행, 천안을 비롯한 주변 문화탐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천안을 가꾸는 아름다운 사람들’ 출판기념회를 열었으며, 10월과 11월 ‘한류확산에 따른 대중국농산물 수출활성화’와 ‘산업단지 활성화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말에는 독립기념관에서 주최한 ‘제10회 나라사랑 한마음축제’의 일환으로 벌어진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기관단체박람회’에 참가해 천안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정책이벤트, 천안발전아이디어 제안 등을 벌이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기수(민주당) 시의원도 시장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 8월 장기수를 지지하는 1004명의 유권자가 민주당 충남도당에 입당서를 제출하면서 장 의원의 시장선거에 대한 포석이 시작됐다. 지난 10월30일 창립대회를 연 ‘전국사회적경제지방의원협의회’(이하 지방의원협의회)에도 가입, 421명의 전국지방의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협의회 총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임되기도 했다.
또한 11월 21일과 22일에는 그가 대표로 있는 좋은도시연구소 주관, ‘오픈컨퍼런스@천안’을 열고 천안시민들의 아이디어와 정책제안을 모으는 ‘열린 회의’를 펼치기도 했다.
<김학수 기자>
안철수신당 “인재를 구합니다”
국민이 원하는 새정치 실현, 바른정치 위해 동참 호소
안철수 신당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한 갤럽조사결과 안철수 신당이 창당하면 민주당 지지층의 삼분지 일 이상이 이동할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지지율도 새누리당은 30%대 중반, 안철수신당은 20%대 중반을 나타냈고 민주당은 10% 안팎으로 내려섰다.
민주당 소속의 한 천안시의원은 “신당출현으로 민주당은 전멸하고, 새누리당은 내년선거에서 어부지리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덧붙여 “아직 민주당 내 의원들의 변화이동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세응 천안실행위원
‘변화와 희망’ 논의
천안지역에서 안철수 신당 실행위원으로 뛰고 있는 사람은 전 천안시장 후보출신인 김세응(59)씨다. 민주당 충남 천안갑지구당 선대위원장도 역임했던 그지만 지난 대선 전인 2011년 ‘변화와 희망’이란 안철수카페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안철수측 사람이 됐다.
민주당에서 활동하던 그가 충남도지사에 나선 이태복씨와의 인연으로 자유선진당에 들어간 것이 ‘보수’로의 변절로 보는 일부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그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제 잘못이긴 하다. 민주당 창당멤버지만 그와의 의리를 위해 선거활동에 나선 것이지 딴 맘은 없었다”고 했다. 노무현 민주당천안갑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당시 노 전대통령이 “남들은 다 도망갔는데 왜 김동지만 내곁을 지키냐”고 한 말을 잊지 않는다. 이후 열린우리당 창당때는 민주당에 남아있겠다는 의리도 지켰고, 그가 자살했을때 천안시청에서 상주노릇하며 4만3000명의 방문객을 맞은 것도 그였다.
모든 것을 흑백논리로 보는 시각이 문제라는 김세응씨는 이번 안철수신당에서의 활동이 ‘마지막 정치’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그의 신당활동은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에서 할 수 없는 새정치를 보고싶어서”라며 “차기 천안시장에 나선다거나 하는 정치욕심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그의 역할은 새로운 정치를 위해 신선한 피를 수혈하는 것. 정치에 식상한 인재들이 외면하면서 발생하는 구시대적 정치틀을 타파하기 위해 ‘인재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역점을 두고 있다.
“어느 정치학자가 한 말이 기억난다. 안철수신드롬이 2년 가까이 30%대를 유지하는 건 세계정치사에 전례가 없다 하더라. 그같은 현상은 바로 국민이 새정치를 갈망하는 욕구의 수치이기도 하다.”
김세응 안철수신당 실행위원은 읍소의 예로 말한다. “안철수신당에서 바라는 인재는 개방성과 참신성이다. 나의 경우엔 전·현직 정치인들을 접촉하지 않고있다. 굳이 배제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만큼 국민을 위한 새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다. 많은 분들이 문을 두드려주시면 고맙겠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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