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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평가, 스스로 냉정해질 순 없을까?

등록일 2013년11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38만명이 다녀갔고 이들이 쓴 돈은 300억원에 달한다.'

흥타령춤축제에 대한 천안시의 주먹구구식 평가가 매년 한결같다. 성무용 시장의 '지시' 한마디면 바로잡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행태는 시장의 의도에서 비롯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시의 해명거리는 궁색하기만 하다. "몇명이 다녀갔는지 어떻게 정확히 계산할 수 있겠는가", 또는 "다른 도시들도 다 (부풀려)그렇게 한다". "평가기관에 맡겨 나온 결과로, 우리와는 무관하다"라는 등등.

한 지역내 대학 산학협력단이 맡은 '천안흥타령춤축제 2013' 평가보고서는 또한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는가. 방문객 565명이 기술한 설문조사에 의지해 교통비 41억, 숙박비 4억8000만, 식음료비 109억, 오락비 50억, 쇼핑비 84억을 추산하고 있다. 이를 고지식하게 믿는 사람 또한 없다. 설문조사가 만약 비판적 시각을 가진 시의회나 시민단체가 용역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평가의 부실함은 지난 9월에 치른 국제웰빙식품엑스포만 해도 그렇다.

시는 식품엑스포 소요비용을 139억원대로 밝혔지만 여기에는 엑스포사무처 직원 30명분의 인건비 24억원이 포함되지 않았다. 17일간의 행사중 외국업체들이 개막 5일만에 모두 철수한 것을 국제행사로 볼 수 있겠는가. 이같은 문제를 짚은 전종한 시의원은 “냉정한(객관적인) 평가를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150억원이 넘는 사업예산과 30여명의 직원들이 2년여를 매달린 행사를 평가하는 용역비(2000만원)가 시행정과 밀접한 곳에 맡겨서 될 일인가?

시예산을 ‘펑펑’ 쓰면서 자화자찬에만 매달리는 상황은 경제적 행정마인드를 가진 시장의 경영방침에도 맞지 않다. 작은 음식점 주인이라도 재료비나 인건비, 운영비, 심지어 시설노후에 따른 감가삼각까지도 철저히 분석해 수익여부를 따져본다.

그간 일반축제에서 유망축제로, 우수축제와 최우수축제로 거듭 발전하면서 이젠 대한민국대표축제를 넘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20억원을 훌쩍 넘긴 축제규모와 대적할 만한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시민들은 전국 최고의 축제라는 헛된 명예보다 우리 스스로 얼마나 즐거운 축제, 1년이 기다려지는 축제로 자리매김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무엇을 목표로 한 축제인지 다시한번 되새겨볼 일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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