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은 아닌데 차(茶)를 마실 수 있다?’
차와 관련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차사랑방이 천안에 문을 열었다.
“어머,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어요.” “차맛도 좋고…, 아무나 와도 되는 건가요?” “차전시실 같아요.” 방문한 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이런 곳이 천안에 있는데 왜 몰랐을까요?”
‘다림헌(茶林軒)’이 천안 성정동 성정초등학교 앞에 자리잡은 지는 오래. 하지만 이곳을 출입하는 소수 차인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온 것이 사실.
‘고민은 길게, 행동은 빠르게’.
다림헌은 억대의 값비싼 ‘리모델링’을 선택했다. 또한 30년 가까이 차문화를 교육해온 전재분 원장이 뒤로 나앉고 문예창작을 전공한 아들, 이낙구(35)씨가 대표로 나섰다. 그렇게 새로운 ‘다림헌(대표 이낙구)’이 2013년 5월12일 같은 장소에 문을 연 것이다.
“기존 다림헌은 1991년부터 2013년 3월까지 차문화교육을 위한 곳이었습니다. 이 기간은 차문화의 불모지인 천안에 필요한 것이 교육이라 여긴 겁니다. 이젠 시민들이 길을 지나다 혹은 알음알음 찾아와 자연스럽게 차를 마시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대표란 말이 어색한 듯, 이낙구씨는 자신을 ‘실장’이라 낮추고 하나, 둘 배워나가고 있다.
“차를 느리거나 어렵게 격식을 갖춰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이런 선입견을 탈피해 편안하게 차를 즐길 수 있는 ‘홈 바(home bar)’ 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같은 계획에 맞게 다림헌은 화려한 세련미와 아기자기함을 갖춘 입실 중국차실, 허리를 숙어고 들어서야 하는 아담한 일본차실, 단아한 아름다움을 갖춘 한국차실 등 동양3국의 차 테마카페를 두고, 10여명 내외 모임공간인 유럽풍의 만나방도 마련했다. 특히 명품다기와 생활다기를 비롯해 각종 차(茶)가 가득한 ‘다림헌갤러리’도 운영해 다양한 차문화를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많이들 찾아주세요. 다양한 꽃꽂이 장식과 고목으로 이뤄진 내부인테리어, 붉은 흙벽돌 기둥에 은은한 조명으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오감에 여유가 생겨 오래 머물고 싶어질 수도 있습니다.”
누구든 ‘3000원’이면 다양한 차맛을 맛볼 수 있으며, 그날그날 제공되는 특별한 차도 접할 수 있다. 겨울이면 뜨끈한 떡차나 진한 녹차, 발효차 등이 좋겠지만 약간 쌀쌀한 요즘은 국화차나 향차, 자스민차 등 깊어가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꽃차 종류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을 듯. 물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무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