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성큼 다가온 가을의 한복판. 천안의 대표적인 명산 광덕산이 깊어가는 가을,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붉게 물들고 있다.
천안시 광덕면에 위치해 아산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광덕산은 천안12경 중 제7경으로 꼽히고 있다. 해발 699m에 천안의 최고봉으로 10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산이 크고 풍후(豊厚)하여 덕이 있는 산이라고 불렸던 곳, 광덕산을 오르는 길은 대략 세갈래를 꼽을 수 있다.
첫번째가 광덕사주차장→광덕산(헬기장)구간 2.4㎞(1시간 20분 소요), 두 번째 코스는 광덕사주차장→안산→장군바위→광덕산, 세 번째 코스는 광덕사주차장→김부용묘소→장군바위→광덕산 등이며, 아산방면에서는 송악면 강당리에서 광덕산에 이르는 등산로가 있다.
천안은 물론, 수도권전철 연장개통으로 최근에는 수도권, 대전·청주지역에서도 계절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중부권 대표 관광지로 꼽히고 있다.
광덕산 입구에는 충청권을 대표하는 천년고찰 광덕사가 자리잡고 있다. 충청지방에서는 가장 큰 절이었으나, 임진왜란으로 불타버리고 그 이후에 대웅전과 천불전을 세웠다. 이곳에는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보이는 3층 석탑이 남아 있으며, 팔각형태의 지붕을 삽입하여 건축양식이 특이한 새로 지은 종각이 있다. 또한 대웅전 입구에 있는 천연기념물 398호로 지정된 보호수인 수령 400년의 호두나무도 볼만하다.
이 호두나무는 약 700년 전 고려 충렬왕 16년(1290년) 류청신 선생이 원나라를 다녀오면서 묘목과 열매를 가져와 묘목은 광덕사 경내에 심고 열매는 광덕면 매당리 자신의 집에 심었다고 전해져 호두나무의 시배지로 알려져 있다.
광덕사에는 호두나무와 함께 조선시대 여류시인 운초(雲楚) 김부용(金芙蓉)을 빼놓을 수 없다. 신사임당,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3대 여류시인으로 꼽히는 그의 묘가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부용묘를 지나 능선길을 따라가다 보면 장군바위를 만난다. 옛날 몸이 약한 젊은이가 산속을 헤매다 허기와 갈증으로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 큰 바위밑에 떨어지는 물을 마시고 장군처럼 우람하게 되었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깊어가는 가을, 호젓한 산행을 계획했다면 천안의 명산 광덕산의 낙엽을 밟으며 가을을 추억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