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예술인부부 “우린 그저 소통을 원해요”

임양환·김혜경 부부(아트스페이스 구운돌 대표)/ 용연저수지 앞에 갤러리·공방 '구운돌' 내고 다양한 기획테마 운영중

등록일 2013년10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독립기념관에서 우연히 만난 방일원 천안사진작가협회장이 ‘좋은 분을 소개해주겠다’며 채근해 엉겁결에 따라나섰다.

‘누굴까?’ 용연저수지 바로 위 ‘아트스페이스 구운돌’(이하 구운돌) 앞에 서서야 호기심도 멈춰섰다.

2004년 8월 ‘구운돌’이란 간판이 올라간 뒤 11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인연의 끈이 닿지 않았던 곳. 임양환(57·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학과 교수)·김혜경(56·도예가) 부부가 운영하는 구운돌은 그렇게 맞닥뜨렸다.
 

누구에게나 편안한 갤러리로…
 

두번째 만남은 그로부터 2주가 지나서다.

상냥하게 맞아주는 임양환·김혜경 부부 어깨너머 용연저수지가 그윽하게 펼쳐진 경관이 신비롭다.

“고향이 어디신가요?” 차를 홀짝이며 상투적인 물음이 시작됐다. 임양환 대표는 대전, 김혜경(아트디렉터)씨는 김해란다. “김해 진영읍이에요. 노무현 대통령과는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죠.” 11년의 차이가 무색하다.

천안과 인연을 맺은 것은 다름아닌 ‘직장’ 때문이다. 천안은 한번도 와보지 못한 낯선 곳임에도 임 대표가 상명대 교수로 인연을 맺으면서 1986년의 첫눈은 천안에서 맞아야 했다.

“상명대가 창립2년째 되던 해였나 봐요. 하나의 조건을 붙였는데, 그게 ‘천안에 거주할 것’이었어요. 짐보따리를 쌀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면서 96년도에 완전정착을 결정했다.

“천안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몇 번 시도해보기도 했는데, 어느날 그런 태도가 남편과 우리 삶을 불안케 하는구나 깨달았죠.”

혜경씨는 천안을 두루 다니며 작업실겸 모임방에 어울리는 터를 찾아다닌 끝에 이곳 목천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1652㎡ 부지에 부부의 마음을 박았다.

‘문화사랑방’. 부부의 생각이 일치했다. 일본과 미국에서의 삶이 문화를 접하고 즐기는 시각을 틔었다. ‘오직 편한 공간을 만들자. 누구나 찾아오고, 정신적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되자.’ 하지만 그간 구운돌에서 보낸 11년은 ‘소통’의 어려움을 철저히 체험하게 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던가. 임 교수는 최근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소통에 한 발을 내디뎠다.

인근 목천초등학교 100주년 맞이 행사에서 목천초를 나온 3대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려 시도했고, 학교 행사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가 하면 학생들 대상으로 사진교육을 무료로 했다. 그런 노력에 학교측은 ‘감사패’를 담아 손을 내밀었다.
 

공방쪽으로만 운영하던 형태도 바꿨다. 지난 2012년 12월 공방의 상당부분을 비워 갤러리로 오픈한 것이다.

겨울과 여름은 냉·난방이 안되는 문제로 쉬면서도 그간 7번의 전시를 가졌다.

첫전시는 자신의 사진전으로 시작한 이후 올해 3월 박경진 사진전, 4월 이유중 회화전, 5월 김윤배 기타콘서트와 장 숙 사진전, 6월 박민수 옹백자전, 9월 서지영 사진전이 그것이다. 지난 9일부터는 고성희 남서울대교수의 유리공예전을 한달간 시작했다.

“구운돌이 하고싶은 건 젊은작가들의 기획전이에요. 이유요? 그냥 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는 순수한 취지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현수막도 걸어주고 초대엽서도 300매 제작해줍니다. 물론 전시공간도 무료제공이고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그런 구운돌을 오해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어 안타까움이 들 때도 있다.

“달팽이처럼 서서히, 그리고 지치지 말고 좋은 소통문화를 만들어갈 겁니다. 한번 전시하고 다녀간 분들은 그것이 인연의 끈으로 남는 것에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금방 될 것 같아도 소통은 그 자체로 진득한 인내가 필요하다는 걸 압니다.”

임 교수는 앞으로의 계획을 귀띔했다. “이곳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덕전리마을 사람들’을 기획할 겁니다. 마을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서 전시하는 것이죠. 절대 멀리서 찾지 않고 아주 가까운 데서부터 소통을 일궈나갈 겁니다.”

또다른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몇몇 예술인들이 이곳 용연저수지 주변에 작업실을 두고싶다는 바람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만 잘 이룬다면 자연스런 예술촌이 형성될 수 있다는데 살짝 들뜬 마음도 가져본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