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타령춤축제 2013’이 벌어진 삼거리공원은 많은 즐거움과 이야기와 숙제를 안겨줬다.
축제장으로 나온 시민들은 너도나도 삼거리공원이 늘상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넘친나면 좋겠다“고 했다. 6일간의 축제지만 일반 시민들은 한번 가보는 것이 고작. 많아야 식사시간을 포함해 서너시간을 보낼 뿐이니 아쉽지 않겠냐고도 했다.
세계문화체험장도 볼거리 외 먹을거리가 있어 인기장소로 각광.
벌써 10년이 넘었으니, 매년예산 20억씩만 어림잡아도 벌써 200억원 넘게 사용한 흥타령춤축제. 그같은 예산을 삼거리공원에 다른 방식으로 소화했다면 어땠을까. 흥타령춤축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한 가운데, 올해도 하루평균 2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춤축제를 즐긴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춤축제10년 ‘혁신할 건?’
올해 흥타령춤축제는 몇몇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전체적으로 ‘예년수준’의 축제를 보여줬다.
약간의 변화 외에는 춤축제장의 동선도 예년 그대로. 다만 9월15일까지 열린 국제웰빙식품엑스포 행사에 사용됐던 각종 시설물과 환경조성물들이 그대로 활용된 점이 달랐을 뿐이다.
개·폐막식때 외에는 휴게쉼터같은 주무대 객석.
다소 한가롭게 보이던 평일과는 달리 개천절인 3일과 주말, 사람들은 발디딜 틈 없이 삼거리공원을 찾았다.
그러나 춤축제는 과연 진화하고 있는가. 축제장에서 만난 여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춤’이 축제 전반을 장악하고 있질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축제를 구경한 후 머릿속에 인상깊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축제의 성공요소와도 직결된다”며 “하지만 나를 포함한 내 주위사람들은 대체로 춤이었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무대에서만의 춤은 관객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으며, 또한 6일간의 춤축제는 춤이 없는 시간대가 많아 두세시간 ‘기웃’거리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적지 않다.
진정 성공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제춤축제연맹 집행위원회의 개최
지난해 10월 출범한 국제춤축제연맹(FIDAF: Federation of International Dance Festivals) 집행위원회 회의가 4일 오전 11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성무용 FIDAF 총재(천안시장)를 비롯해 공동의장인 상명대학교 조남규 교수와 터키 민속무용협회 귤한 오자노글루 회장, 그리고 스페인·브라질·필리핀·프랑스·이스라엘·영국 등 대륙별 위원장 등 23개국 FIDAF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집행위원회 회의는 고문제도 신설, 국가별 본부설치 등 조직신설, 연맹 임시총회 조항 신설, 회비납부, 회원에 대한 지원방안 등이 안건으로 상정돼 집중논의됐다.
전 세계에서 열리는 춤축제간 상호협력과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춤축제연맹은 흥타령춤축제와 춤의도시 천안의 이미지를 세계에 홍보하는 중
마당극 능소전을 보는 시민들.
심축으로 역할을 기대케 하고 있다.
전국축제라고? ‘아직 수도권에 집중’
천안시가 제작·배포한 전국춤경연대회 참가팀은 모두 223팀에 이른다. 학생부 42팀, 일반부 59팀, 흥타령부 50팀, 실버부 54팀 등 다소 고른 분포를 보였고 창작분야도 18팀이 가세했다.
지역별로는 편차가 크다. 특히 천안(73팀)·충남(23팀)·대전(10팀)·서울(38팀)·경기(40팀) 지역 외에는 참여도가 낮게 나타났다. 즉 충남·대전과 서울·경기가 184개팀을 차지한 반면 나머지 10개지역의 참가팀을 모두 합쳐도 39팀에 그쳤다.
이같은 분포도는 226팀이 참가했던 지난해와 닮은꼴이다. 지난해에도 천안(84팀)·충남(14팀)·대전(11팀)·서울(33팀)·경기(43팀) 등 5개지역에서 185팀이 참가한데 반해 나머지 지역에서 41팀을 꾸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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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장 ‘한바퀴 휘 둘러보니∼’
축제의 성공여부는 볼거리만큼 다양한 먹을거리 있어야
축제장의 먹을거리장터는 밤낮없이 사람들로 가득 찬다.
삼거리 경관육교를 건너면서 축제의 열기가 전해졌다.
축제장 입구에 설치된 식물터널엔 갖가지 호박에서부터 포도, 여주, 콩에 이르기까지 기괴한 모양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세계문화체험장은 흡사 콩나물 시루처럼 인파가 몰렸다. ‘세계’가 주는 호기심이 대단하가 했더니 결국 주된 원인이 멕시코와 러시아 부스에서 판매하는 회오리감자와 닭꼬치였으며,. 인접한 곳에서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와 치킨도 팔았다.
e스포츠쪽도 마니아층들의 발걸음이 꾸준한 관객을 유지하고 있었다. 꼬마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춤경연이나 먹거리가 아닌, 7000원짜리 장난감 미사일이었다. 발로 ‘쿵’ 구르면 압축된 공기압이 미사일을 발사시키는 것인데, 잘 하는 아이는 수십미터를 쏘아올렸다.
인접한 춤축제 주무대는 낮과 밤 시간대의 인기가 사뭇 달랐다. 낮엔 쉼터 같은 역할이지만, 공연이 있는 밤에는 넓은 객석의 일부가 채워졌다. 연못의 양쪽에 자리잡은 캐리커쳐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으며 성공적인 유료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풍물난장과 마당극 능소전이 마련된 무대는 공연이 있고 없고에 따라 변화가 심했다. 공연이 있을 때의 관객은 까치발을 들고 볼 정도지만 없을때의 관객은 텅 비었다.
농산물 판매현장과 먹을거리장터는 항상 사람들의 발길로 붐볐고, 이어진 공예품 체험장소는 꼬마아이들과 학생들이 그들의 놀이터로 삼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 무대는 한산하다가도 춤경연 예선이 시작되면 용암처럼 그 열기가 펄펄 끓었다. 참가팀들의 긴장한 모습도 여실히 보였고,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관람태도도 집중돼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이들이 ‘실버부’ 경연팀이라는 걸 모를 정도로 참가팀들은 화려한 의상에 꽃단장을 하고 나섰다.
그렇게 한바퀴를 훑고 나서는 이제 각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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