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공사에 착공, 8월 완공한 만남로(방죽안오거리~터미널사거리)가 모든 공사를 완료했다. 사업비 33억3000만원을 들여 도로다이어트를 통한 보도환경 개선, 녹지구간 조성, 노후시설물 정비, 도로·공공시설물 디자인 개선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차량통행으로 안전사고에 노출됐던 골목길이 차없는 거리로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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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통행길에 콘테이너 적치물이 버젓이 길과 인도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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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통행길이 양쪽 주·정차로 인해 ‘양방향’ 일방통행길처럼 돼버렸다. 들어오는 차량을 보고 경찰차가 양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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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신부동상점가 상인들과의 협의를 통해서도 그간 고질적인 교통위험지역을 개선했다. 야우리 횡단보도와 이어져 사람들이 빈번하게 다니는 먹자골목길의 차량통행을 차단하고, 인접한 골목의 일방통행길을 쌍방통행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 조치로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고 흐뭇해하기도 했다.
서로다른 방식을 취하게 된 두 개의 길. 사람들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 궁금하던 차에 지난 10일(화) 새로워진 현장을 찾아 살펴봤다.
‘문화선도’는 이용객 인식개선부터
먼저 횡단보도와 맞닿은 길은 이제 차량통행을 할 수 없도록 진입로에 화단을 배치했다. 이로 인해 차량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인파의 활기찬 왕래가 거리를 신선한 분위기로 이끌고 있었다. 한 표지판에는 ‘차없는 거리’ 문구가 붙여있었다.
자주 이곳에 나온다는 한 여대생(단국대·21)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인터뷰에 응했다. “예전에 노점상들과, 비좁은 인도, 차량들이 수시로 지나다니는 통에 무척 불편했었죠. 진작에 이렇게 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는 1년쯤 전에 차량과 사람의 접촉사고도 목격한 바 있다고 했다.
함께 있던 동행이 한마디 거들었다.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저기 노점들이 길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없었으면 더 좋겠어요. 이곳을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어느때는 협소한 느낌도 있거든요.”
인근의 쌍방통행길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부터 문제점이 발견됐다.
인도변을 걸친 콘테이너가 버젓이 길을 막고 있었다. ‘어떻게 저런 게 있을까?’ 가까이 가보니 이미 동남구청 단속반이 붙여놓은 계고장이 보였다. ‘노점상 및 적치물 강제정비 예고통지서’는 마지막 3차에서 8월28일까지 치워달라는 기간을 제시해놓고 있었다.
또하나, 쌍방통행길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예전 일방통행길때처럼 양쪽길가에 차량을 세워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쌍방에서 진입, 통행은 가능하지만 한 차로뿐이 공간이 없는 상황. 한 인접가게주인에게 달라진 환경을 물었다. “뭐 달라진 건 없어요. 좀 더 복잡해진 것 외에는요. 차들도 예전처럼 양쪽주차를 하고있어서 양방향 차량들은 서로 눈치보고 지나가죠.” 그는 가게매출에도 상관은 없다며, 굳이 변화를 못느꼈다.
잠시 지켜보니 차량들은 시소게임을 하는 듯 보였다. 먼저 진입하면 다른 입구에서 차량이 기다리는 식이었다. 경찰차 한 대도 마침 그곳을 지나다 시소게임에 걸려들기도 했다. 만남로와 먹자골목의 환경변화가 생긴지 얼마 안되어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곳은 처음 교통사고 위험으로 경찰서에서 쌍방통행길을 불가한 바 있다. 그러다 지속적인 협의와 상황인식에 따라 양방향 통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신부동 먹자골목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가 서서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담배꽁초를 길바닥에 마구 버리는 문제라든가, 힘들여 작업한 거리벽화에 전단지 등을 붙이느라 청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미관을 헤친다든가, 음식물쓰레기통이 지저분하게 거리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든가 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또한 거리 곳곳에 주·정차로 인한 보행 및 이용불편이라든가 탑골공원(어린이공원) 내에 설치된 분수대가 쓰레기를 버리는 이용객들 문제로 사용을 못하고 있는 등 무엇보다 이용객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