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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대안(天下大安), 천안

역사칼럼/ 김성열 천안시 역사문화연구실장

등록일 2013년09월2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AD936년 9월18일(음)은 천안의 날이다. 고려 태조 왕건은 천안부를 건치(建置)한 자랑스러운 역사인물이다. 지명 천안은 고려국 시조 왕건의 건국 건치 의지를 표현한 지명이다. 왕건은 고려 국호를 선포(AD 933년)하기 전까지는 연호(年號)를 천수(天授)로 정했다.

천수(天授)는 하늘이 왕건에게 준 소명이라는 뜻이겠다. 천수는 고려국 창업의 역사적 소명이고 삼한 성업의 시대적 사명이고 대고려국(大高麗國) 황제위(皇帝位)를 하늘이 내려 주심을 이른다.

태봉(泰封)을 국호로 궁예가 주군이 되었을 때는 AD914~AD918이다. 왕건은 후고구려 ‘천수’ 연호를 궁예가 죽은 후 AD918부터 사용했다. 천안부(天安俯)란 지명을 건치한 해는 AD930년이라 하면 12년동안 견훤백제(후백제)와 힘겨루기가 팽팽했다. 신라와 후백제를 제압해야 하는 전략전술 방법을 구상하였다. 후삼국통일 성업을 이룩하려는 왕건의 신앙을 바탕으로 백성들의 민심을 파악하고 방향을 정하게 됐다.

왕건은 신라, 견훤 백제, 태봉국의 국시였던 시대의 대중불교 미륵신앙과 도선국사의 풍수지리사상을 국시로 하였다. 왕건은 백성들에게 깊고 넓게 전파되어 있는 대중 신앙인 미륵부처 도솔천 세상 도래와 산천(山川)의 비보설인 풍수지리를 정책 기조로 삼았다.

신라말 도선국사(道詵國師)의 풍수지리학은 산천비보설(山川裨補說)에 근거한 학문이다. 산천비보란 나라 안에 있는 산천의 쇠한 기운을 보익(補益)하여 국가의 기업(基業)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도선국사는 지형이나 지세는 국가나 개인의 길흉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땅에도 쇠약함과 융성함, 순조로움과 어긋남이 있기 마련이라 했다. 풍수지리학은 지형지세(地形地勢)를 사물의 모양에 빗대어 설명한다. 땅 모양이 특정한 사물과 비슷하면 그 사물과 비슷한 성정(性情)을 드러낸다는 유비론(類比論)적 관념이다.

특정한 형국(形局)의 이름을 갖는 땅은 그 모습이 실제로 그와 비슷해서 그 이름을 갖기도 하지만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예언적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형국으로 상념(想念)하고 그렇게 되도록 기억하고 노력하느냐 여부인 것이다.

풍수(風水)란 흐르는 물과 바람으로 인해 변화하는 땅과 그 땅위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관계된 관계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 땅위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이나 지형국에 따라 생활 인생도 변하게 마련이라 한다. 그 땅에서 사는 사람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려면 시대마다 나라마다 새로운 형국이 필요하다. 세상의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론이자 이데올로기이다.

왕건왕은 왕자산(王字山) 위에 올라 동서남북을 둘러보니 술사의 말대로 여의주(如意珠)를 앞에 놓고 동서남북과 중앙의 오방 용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희롱하는 오룡쟁주(五龍爭珠) 지형국(地形局)이었다. 풍수지형인 오룡쟁주형상을 상념(想念)(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으로 삼아 기원하면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동은 청룡, 서는 백룡, 남은 적룡, 북은 흑룡, 중앙은 황룡 다섯 용들이 서로 여의주를 차지하고 하늘을 향해 오르려는 형승(形勝)으로 보았다. 여의주만 차지하면 금세 하늘로 올라 갈 지세였다. 이는 곧 도솔 땅을 차지하고, 건치하고, 천군(天軍)을 훈련하는 군주가 천하를 장악할 수 있다 하였다.

왕건이 삼한을 통일하여 성업할 수 있는 형승(形勝)임에 틀림없었다. 왕건은 도솔 땅이라 전해오는 목천(대목악), 직산(사산), 탕정(아산)을 일부 떼어 천안부(天安府)를 건치하고 후백제를 제압할 천군을 양병하였다. 드디어 AD936년 선산 부근 전투에 이어 연산 근처 전투에서 차례로 후백제군을 격퇴하고 후백제 신검의 항복을 받았다. 항복받은 곳을 하늘이 도와주어 승리하여 천호산(天護山)이라 이름했다. 그리고 신라는 스스로 항복해 왔다.

고구려의 정체성을 전수하려는 역사정신을 웅지로 품은 후고구려 군주 왕건은 하늘의 뜻으로 소명을 받았다고 믿었다. 오랜 역사동안 맹주 없는 국경접경지로 백성들이 전란과 시국이 불안정해 온 희망없는 불모지 이 땅에 하늘이 내려준 천안(天安)지명으로 왕건의 꿈을 심었고 천하대안(天下大安) 뜻을 이루었다. 때가 AD936년 음력 9월8일, 양력 10월1일 천안시민의 날이다. 삼한통일이 왕건의 시대적 사명이었고 시대정신이었다. 민족숙원성업인 남북통일은 완전 독립을 위한 시대적 사명이고 우리 시대정신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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