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도시는 도시답게, 시골은 시골답게’란 말이 유행처럼 사용되던 때가 있었다. 도시의 개발상을 부러워하는 시골과 그런 시골의 정서를 위안하기 위한 말이었다. 격세지감이던가. 요즘은 도시와 농촌의 ‘조화’에서 삶의 질 향상을 꿈꾼다. 도시가 갖고있는 편리함과 시골이 주는 자연의 안락함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때 우리네 삶이 풍요로워질 거란다.
그래서인지 최근 ‘도시농업’ 또는 ‘근교농업’이라는 말이 생기고 그에 따른 여러 시도들이 눈에 띈다. 천안시 농업기술센터 박상돈 도시농업팀장은 “도심에서 거실 베란다에 화초를 기르고, 옥상에 채소 등을 심고 가꾸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이는 새로운 문화이며 물결이라고 했다.
“등꽃도 멋진 녹색커튼이 됩니다”
지난 8월20일 삼거리공원에 문을 연 ‘2013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에도 도시농업전시관이 자리잡고 있다. 그곳엔 텃밭모델, 화훼동산, 생활원예, 학교원예를 비롯해 야생화작품도 전시되고 있다. ‘도시농업’이란 도시민이 도시 또는 도시 인근에서 농사짓는 모든 활동을 뜻하며 또한 주택내부, 배란다, 옥상, 유휴지, 텃밭에서 식용작물 또는 화초를 가꾸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농업전시관을 안내하는 도시농업팀의 말 속에서 3개월여 노력한 결과물에 대해 자긍심을 엿볼 수 있었다.
전시관 출입구를 동부콩으로 두르고 지붕은 난을, 마당경계를 뱁싸리로 심어 처음부터 관람객의 눈을 시골정서로 끌어들였다. 전시관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것은 대형 비닐하우스. 하지만 15가지 녹색커튼이 휘감고 있었다. 고구마덩쿨을 비롯해 강낭콩, 호박, 쑤세미, 여주, 등꽃, 나팔꽃, 능소화, 인동, 자스민, 옥수수 등이 저마다 하우스 외곽을 치장해 낮더위를 가라앉혔다. “녹색커튼은 건물의 유리창 앞에 덩굴성 식물을 심어 직사광선을 차단, 실내온도가 낮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천안시 화훼농촌지도자회(윤중근)에서 정성들인 화훼동산에는 난, 선인장, 허브 등이 관람객을 반겼다. 옥상을 텃밭으로 탈바꿈해 다양한 식물을 재배했으며, 주방은 물론 거실 곳곳에 맞춤식 식물을 아기자기하게 배치해 친환경적인 공간을 조성해놓기도 했다.
대형지도를 만들어 지역별로 특성짓는 식물들을 심어놓은 것도 눈에 띈다. 제주도는 유자를, 함경도는 취나물을, 남부지역은 약초를 심어 가꿔놓았다. 한눈에 북한의 권역별 특산식물까지 공부할 수 있는 기회다.
천안신안초등학교와 천안봉명초등학교 학생들이 1년간 원예활동을 벌여 자연과 농업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된 생태일기 및 보고자료들도 전시해놨으며, 여기에 천안시 야생화연구회에서 300여점의 야생화를 전시해 인기를 끌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