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 천안순방에 나섰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천안발전에 충남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3개 산업단지(풍세·천안5·천안3)가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집중지원하고 천안흥타령축제, 세계e-스포츠대회, 국제웰빙식품엑스포의 성공개최를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관광지 개발전략과 관련해서도 천안삼거리 ‘전국8도 명물주막거리’를 비롯해 치유·휴양이 있는 골드힐카운티리조트 관광단지, 호국충절관광벨트 조성에 따른 지원을 약속했다.
충남도의 도움이 절실한 천안시는 시급한 6개사업(85억원)을 적극 지원해달라 건의했다. 그로부터 2개월이 지난 후 충남도로부터 확답을 들은 것은 1.5개사업 15억원이다. 충남도는 관내 15개 시·군 순방에 따른 지원요구사업을 모두 대응해 주기로 어려움이 있다지만, 천안시로써는 무척 섭섭한 마음이다. 게다가 도 사업까지 천안시에 ‘떠넘기는’ 식의 행정에 부아가 치민다.
시 관계자는 “웰빙식품엑스포 티켓판매와 관련해서도 충남도가 팔아준 것은 7000장 뿐으로, 예전 충남도가 주최한 2009 안면도국제꽃박람회에 천안시가 팔아준 5만장이었다”며 “이 정도 차이라면 성실하다고 볼 수 없지 않느냐”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충남도가 지원약속한 1.5개사업
천안시는 안희정 도지사에게 모두 6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바랐다.
시는 가장 먼저 ‘삼거리공원 기반정비사업’에 필요한 30억원중 10억원을 요구했다. 8월30일부터 9월15일까지 열리는 ‘2013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의 성공개최를 위해 천안시는 행사장 내 전선을 땅속으로 설치하는 공사(3개소 300m)와 화장실 보수, 전통담장을 설치하는 사업을 벌였다. 당초 도비와 시비 15억원씩 부담하는 것으로 투자계획을 세운 천안시는 기존에 5억을 보조받은 후 나머지 10억원의 지원이 절실했다. 다행히 이번 순방때 재건의하면서 ‘10억원 지원’을 확답받았다.
시는 ‘천안지하도 보수·보강공사’도 시급하다는 사실 앞에 10억원을 요구했다.
천안역에서 봉명동으로 향하는 온양나들이 지하도는 준공 후 35년이 지난 노후시설물로 재해예방을 위한 시급사업으로 분류돼 있는 곳이다. 총사업비 33억원이 소요되는 이 사업에 천안시는 ‘도비 10억원’을 필요로 했으나, 이번 순방 후 충남도는 ‘5억원 지원’을 구두약속했다. 이미 지난 3월 천안지하도 보수보강공사에 착공해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천안시 관계자는 “그것만이라도 받아내자”는 생각이다.
4개요구사업은 거절의사 보여
도내 15개 시·군 순방시 올렸다가 충남도로부터 거절당한 4개사업은 어떤 것들일까?
시는 청당동 생활체육공원 내에 지상2층의 배드민턴코트 12면을 두는 ‘실내배드민턴장 건립’을 추진중이다. 국비 19억9500만원, 도비 22억500만원, 시비 31억원 등 모두 73억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아직 충남도로부터 10억원이 확보되지 못했다.
942억원이 소요되는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증설사업’에도 국비 162억8600만원, 도비 50억원, 시비 200억원, 기타(민자 등) 529억1400만원중 올해 받고자 했던 도비 25억원이 미확보돼 차질이 생겼다.
‘충남테크노파크와 국도34호선을 연결하는 도로개설’의 사업기간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다. 여기에는 도비 70억원과 시비 86억5000만원이 소요되며, 오는 10월 공사착공에 들어간다. 이에 올해 천안시 사업계획은 도비 7억8000만원과 시비 10억원을 확보하는 것으로 돼있지만 현재 도비 7억8000만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또한 ‘천안천 횡단교량(중로 2-159)’과 관련해서도 도비 20억원과 시비 20억원을 책정해놓고 있지만 최근 충남도로부터 도비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김학수 기자>
천안천 횡단교량사업 ‘또 미뤄야 하나…’
충남도 20억 지원불가결정…천안시, 사업비 부담으로 몇년째 횡단교량설치 늦춰져
기대하며 웃던 표정도 잠시, 용곡동 횡단교량 보조비가 어렵다는 충남도의 답변을 받은 윤미숙 의원의 표정이 곧 굳어졌다.
28일(수) 윤미숙 천안도의원의 얼굴표정은 어두웠다. 용곡동 309-8번지 일원에 설치예정인 ‘천안천 횡단교량(중로2-159)’ 사업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 교량은 윤 의원이 무척 공들인 의정활동사업으로, 이날 충남도로부터 ‘20억 지원불가’를 통보받은 것이다.
천안천 횡단교량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당지역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특히 몇 년 사이 이곳 일대에 많은 신규아파트가 지어지면서 교량설치에 따른 수혜가 1만8000세대(5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곳은 수해상습지로써 2007년 11월 개선사업공사를 착공했으며, 개선사업중에 성무용 시장이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교량 추가설치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횡단교량은 반영되지 못한 채 2010년 11월 준공했다.
천안시 건설도로과 도로시설팀은 올해 도비확보를 전제로 횡단교량 설치계획을 세워놓기도 했다. 올해 4월 실시설계용역을 완료하고 6월까지 토지보상을 완료한 후 7월경 공사착공에 들어가 내년 6월 공사를 끝내겠다는 계획이었다.
도로시설팀 담당자는 2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충남도 내년본예산에라도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도비확보 후 시비를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원활하지만 도비확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시급여부에 따라 전액 시비로라도 공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미숙 의원도 “처음부터 다시 충남도에 예산반영을 요구하겠다”고 전했다. 한때 안희정 지사로부터 천안 순방시 1순위 요구사업으로 올라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받은 바 있는 윤 의원은 “거의 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더 급하다고 판단한 식품엑스포 지원 등으로 마지막에 틀어졌다”며 “아쉽지만 지속적인 도비활동으로 다음기회를 얻겠다”고 밝혔다.
<김학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