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2만4000여명에 이르지만 천안시 면적의 0.4%를 차지하는 작은 땅덩어리, 뚜렷한 특징이라고는 ‘공구상가 특화거리’ 외에 찾아보기 힘든 곳이 일봉동이다. 하지만 일봉동 주민센터(동장 손민홍)와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최옥자)가 만들어가는 ‘주민자치’는 어느 지역보다 열정과 열심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천안시에 흥타령춤축제가 있다면, 일봉동엔 일봉산음악회가 있다.”
마땅히 내세울 게 없는 그들에게 ‘일봉산음악회’는 긍지를 심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음악회는 23일(금) 오후 7시 천안시 수도사업소 음악분수대 광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출연진은 자급자족. 일봉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사물놀이, 밸리댄스, 방송댄스, 댄스스포츠, 한국무용, 포크기타 연주 등이 선보였다. 이들 외에도 찬조공연으로 시립무용단, 천안여상 댄스팀, 난타공연이 음악분수대 앞 무대를 달궜다.
관람자도 무대위에… ‘막춤한번 추실까요’
일봉산음악회는 두가지 소스가 버무려져 ‘맛난 행사’가 될 수 있었다.
일봉동 관내에 자리잡은 수도사업소가 워터파크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을 필요로 한 것과, 일봉동주민자치위원회가 그간 해왔던 경로잔치를 벗어나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프로그램을 찾으면서 기획된 것이 ‘일봉산음악회’다.
서로의 뜻이 맞자 수도사업소는 무대설치를 자원했고, 동 주민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가 10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 작지만 알찬 음악회를 열게 된 것이다.
해마다 수백명이 참여하는 일봉산음악회는 ‘푸짐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모든 참여자들에겐 폐식용유로 만든 비누를 주고, 떡과 두유 등 먹을거리도 나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막춤대회를 통해 소정의 상품(과자)도 제공한다.
최옥자 주민자치위원장은 “환경에 관심이 많다보니 매년 폐식용유를 이용한 비누를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며 “일봉산음악회를 통해 주민들이 더 화합하고 행복해질 수 있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봉동은 최근 관내를 지나가는 하천변에 벚나무를 심어 ‘또하나의 명소’로 시민들에게 각광받길 기대하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