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로 사업으로 인한 대로변 보행이 쾌적하고 여유로워졌다.
올해 3월 공사에 착공한 만남로(걷고싶은거리)가 모든 공사를 완료했다.
만남로 걷고싶은거리(방죽안오거리~터미널사거리)는 33억3000만원을 들여 도로다이어트를 통한 보행폭 및 보도환경 개선, 녹지구간 조성, 노후시설물 정비 및 도로·공공시설물 디자인 개선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대로변에 큰 소나무를 심었다든가, 곳곳에 나무의자를 뒀다든가 하는 것에 대해 일부 상인들의 불만도 있지만 문제라기 보단 시각차로 해석된다. 시민들은 대체로 ‘좋다’는 반응이지만 해당상인들은 큰 나무로 인해 간판이 가린다거나 벤치에 앉아 희희덕거리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등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였던 ‘쌍방통행’건도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량이 소통하던 길을 막으니 사람들의 보행환경이 한껏 여유롭고 자유로워졌다.
당초 횡단보도 앞에서 먹자골목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폐쇄시키고 대신 인접한 곳을 쌍방통행길로 만들려는 의도가 무산되면서 고민을 준 바 있다. 폐쇄시킨 곳은 당초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곳으로, 만남로 공사를 통해 상인들과 시행정이 협의해 ‘인접한 곳 쌍방통행’이라는 대책을 마련했던 것이다. 하지만 천안경찰서 심의에서 ‘비좁은 곳에서의 쌍방통행은 위험하다’는 결론을 도출, 부결돼 버렸다. 이에 9월경 재차심의를 요청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있다.
시는 경찰서측에 지속적인 이해와 필요성을 구해 9월 재심의에 관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시개발과 권태순 도시디자인팀장은 “일주일 전부터 차량이 쌍방통행하고 있지만 별 문제는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빈번한 왕래, 여유로운 보행
평일 점심때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도 만남로와 그 주변은 사람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난 16일 점심무렵, 공사가 끝난 터미널 건너편 만남로를 걸어보니 쾌적했다. 인도 자체가 비좁고 노점상들까지 난립했던 예전과, 인도를 넓히고 노점상을 없앤 지금과의 보행환경은 비교조차 되지 못했다.
그런 때문인지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경쾌하고 즐거워보였다. 꽤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고 있지만 어깨를 부딪친다거나 한쪽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보행을 방해하는 지장물들이 사라진 자리에 화단과 나무의자가 들어섰다.
만남로 한 켠에 큰 소나무가 늘어서 대로변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권태순 도시디자인팀장이 말한 만남로 사업의 초점, ‘쾌적성’에서 만족감을 준다. 권 팀장은 “띠녹지 위주로 변화를 추구했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은 최대 2m20㎝가 보도로 더 늘어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처음 계획에는 없었던 대로변쪽 전선지중화 사업이 병행되면서 더욱 보행 위주의 공간문화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바닥을 화강석으로 깐 것과 관련해서도 “화강석은 오래될수록 고풍스러워지고 좋다”며 “건너편 아라리오 광장이 그렇듯 이쪽도 시간이 지나면 더욱 보기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16일 가본 만남로는 공사 후 뒤처리를 남겨두고 있어 일부 지저분하기도 했지만 관계자는 며칠 사이 깨끗이 정리할 것으로 답변했다. 또한 신부동상점가 상인들이 제기한 몇몇 사소한 문제점도 수렴해 보완처리중에 있다.
한편 계획상 2단계 만남로 후에 진행예정이던 3단계 사업(터미널~천안로사거리)은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3단계 구간은 아직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 곳이므로, 더 시급한 명동거리 주변도로를 먼저 정비하는 쪽으로 가닥을 정했기 때문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