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동 롯데마트 4층 ‘토탈공예방’엔 한지공예품들이 즐비하다. 대형마트에 일정규모를 갖춘 한지공예품이 판매되는 곳은 전국에서 유일하다. 일반 생필품이 아니라 찾는 이가 많진 않지만 7년간을 꾸준히 운영하다보니 ‘단골’도 많이 생겼다.
이곳은 5만원짜리에서 300만원대까지 고색 한지공예품이 가득하다. 등, 반닫이, 3층장, 약장 등 가짓수도 많다. 한지공예품의 좋은 점이라면 제일 먼저 ‘한지천년’을 꼽는다.
“한지는 천년을 간다는 말로, 내구성이 강하고 수명이 깁니다. 깨지고 망가지는 제품이 아니에요. 오로지 견고하죠.”
한지의 강점을 설명하는 김종암 대표는 여름철 팁도 준다. “한지가 습도조절에 그만이라는 거 아시나요? 집에다 두면요, 습습할땐 습기를 빨아들여 쭈글쭈글해지다, 건조해지면 다시 팽팽해지거든요. 웬만한 습기제거제보다 낫습니다.”
가격대에 오해가 형성돼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 한지제품을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고가구와 비교해 비슷한 가격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멋스러움이나 기능성, 내구성 등 모든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한지공예품은 더구나 세상에 하나뿐인 수공예품이라는 점에서도 빛을 발한다.
“요렇게 작은 것도 한두달씩 매달려 작업하는 점을 고려하면 인건비만 따져도 그 비용이 비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여하튼 ‘한지’를 아는 마니아들의 전유물이고 보면, 일반인들에게 이러쿵저러쿵 설명이 필요없기도 하다. 먼저 한지를 알면 한지공예품의 가치도 자연히 알게 되니까 말이다.
매장에 나와있는 한지공예품중 제일 인기상품은 뭘까. “10만원 안팎 하는 등 종류가 가장 많이 나갑니다. 침대 옆에 놓는 협탁과 텔레비전 받침도 인기가 있죠. 특히 등 종류는 지인의 생일이나 집들이 선물로 선호도가 높죠. 직접 사기는 부담돼도 선물하기는 괜찮다나요.”
매장 제품들의 생산공장은 롯데마트 맞은편 골목길. 좁고 허름한 곳이지만 김종암(57)·최돈숙씨 부부에겐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들 부부가 운영하는 종이문화연구소 부설 ‘토탈공예방’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천안사람이 된 지 10년 가까이 돼가네요. 앞으로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향토적인 작품, 천안정신을 담은 한지공예품을 만들어내는데 노력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