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통정지구 한성필하우스 후문쪽에 최근 ‘칼국수집’이 문을 열었다. 천안 시내에 칼국수집은 어림잡아 수백개. 어떤 특별함을 갖고 있기에 공무원들과 방송·언론인들이 관심을 가질까. 칼국수집 주인인 김완조(51·여) 사장은 “천안에서 생산하는 우리밀로 만든 유일한 칼국수라서 특별하다”고 말한다.
쫄깃한 면발에 황도바지락 ‘웰빙음식 제격’
손님상에서 맛있게 끓고있는 우리밀칼국수. 안면도 웰빙 황도바지락만 해도 별미다.
“처음부터 우리밀을 이용한 칼국수집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만 운좋게도 천안의 우리밀 생산자도 알게 됐고 주변에서도 많이 권유하면서 관심이 생겼죠. 지금은 (우리밀로) 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김완조(51·여)씨와 정호순(54) 부부가 천안에서 우리밀 칼국수로 성공노하우를 써가겠다며 도전에 나섰다. 처음 생각없이 만든 메뉴판과 전단지에 우리밀칼국수 외에 써놓았던 ‘바지락칼국수’를 지워버렸다. 바지락칼국수는 수입밀로 사용하려 했기 때문이다.
우리밀로 바꾸면서 소화능력과 아토피성 피부질환에 강점을 갖게 됐고 맛도 훨씬 구수하다는 소릴 들을 수 있게 됐지만, 한편으로 탱탱한 면발을 기대할 수 없어 고민을 던져줬다.
이때 26년간 대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남편 정호순씨의 ‘연구본능’이 힘을 발휘, 5월 초순 개업때에 비해 하루가 다르게 맛이 변해가고 있다.
툭툭 끊어지는 면발은 섬유질이 많은 해조류를 사용해 쫀득함을 얻어냈고,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기만 하던 맛도 좀 더 입맛에 맞췄다. 특히 유명한 ‘안면도 황도바지락’을 사용해 조개맛이 일품인 것도 그들만의 자랑이다.
정호순씨는 “우리밀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오로지 ‘웰빙’으로 승부하겠다는 욕심이 고개를 바짝 들었습니다. 주재료의 우월성과 자연조미료를 통한 웰빙음식으로 우리네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말한다.
처음부터 이들 편이었던 농업기술센터와 우리밀 영농조합법인에서 매일같이 이곳 칼국수를 먹으며 조언에 나섰다.
박상돈 팀장은 “쫀득한 면발과 국물맛이 발전해 지금은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최고가 되기 위해 좀 더 발전할 것을 주문했고, 이종민 영농조합 대표도 “처음보다 완전히 바뀌어 맛있어졌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나 김완주·정호순 부부는 자신감있는 ‘불만족’을 나타냈다. “쫀득한 면발은 많이 개선됐지만 맛은 더 연구해야겠어요. 이 정도면 됐다고들 하지만 확실한 맛을 얻을 때까지 좀 더 분발할 겁니다.” 김완주씨의 자신있는 말에 남편 정호순씨도 맞장구를 친다. “맞아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밀의 거친 식감과 끈기없는 단점을 바로잡고 더욱 맛난 명품 칼국수집으로 만들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천안우리밀 생산량 ‘300~400톤’
수입밀에 비해 면역기능·항노화 효능 높고 농가소득·식량주권에도 기여
천안들녘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밀밭 풍경.
천안에서 우리밀을 생산한 지는 불과 5년밖에 안됐다. 당시 천안시농업기술센터 박상돈 농기계팀장이 2모작을 모색하다 포토이양기를 들여오고 종자를 개발하면서 가능하게 됐다. 생산량이 점점 증가하면서 현재 ‘천안우리밀 영농조합법인’에서 유일하게 재배·생산하고 있으며 1년에 300톤~400톤 가량을 수확하고 있다.
처음 판로에 어려움도 겪었지만 지금은 호두과자업체와 제과점, 짜장면집 등을 비롯해 모두 16군데가 사용하고 있으며, 이번에 ‘우밀칼국수’집이 천안우리밀 사용 제1호점을 내면서 오히려 공급량이 부족해졌다. 이에 따라 천안우리밀 영농조합법인(대표 이종민)은 내년 법인 자체로 100톤 정도의 생산을 추가 생산해낼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우리토양에서 자란 우리밀이 먼 이국에서 일정 방부제 처리까지 되어 수입되는 밀보다 건강에 적합할 거라는 사실 이외에 어떤 장점이 있을까.
알려지기로는 우리밀의 경우 인체 면역기능과 항산화작용을 통한 항노화 효능이 월등히 높고, 수입밀과 달리 우리밀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농가소득에 기여하고 생태환경을 보전하며 식량주권을 확립할 수 있는 등 여러 유익함을 얻을 수 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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