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재잘, 조잘조잘
꼬마아이들이 열심이다. 몇몇 선생님들이 20여명의 아이들과 호흡을 맞춘다. 아이들이 만든 것은 피자. 피자와 닮아있는 것이 스스로 대견한 듯 얼굴에 만족스런 웃음이 가득하다.
“누가 자신이 만든 피자를 설명해볼까요?” “저요”, “저요”. 아이들은 선생님의 교묘한 ‘유혹’에 넘어가 하나 둘 일어나 자신이 만든 피자를 설명한다. “제 피자는 사과피자에요.” 어른들의 논리와 상식으로는 잘 납득가지 않는 대답이다. 그래도 선생님은 “잘했어요” 한다.
최근 새로 생긴 신방도서관의 유아방은 이렇듯 매주 화요일 오후 4시부터 한시간동안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놀이시간이다. 이를 운영하는 곳은 가족성장상담소 ‘남성의소리’. 선생님들은 꿈사랑봉사단 재능나눔활동(자원봉사활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남성의소리는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충남도청에서 지원하는 여성발전복지 지원사업기관으로 선정돼 건강한 마을공동체 문화형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중에 있으며, 이같은 활동도 그에 따른 것이다.
화요일이 유아부를 위한 놀이활동시간이라면 토요일 오후 2시부터 한시간은 초등학교 저학년부를 대상으로 한다. 활동기간은 4월9일부터 6월29일까지 모두 24회. 이날은 아이들 놀이시간을 끝내고 권은지 팀장의 진행 속에 4월 한달간의 놀이활동을 총정리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자 한번 각자 한달간 참여하면서 느낀점과 문제점을 이야기해볼까요.”
선생님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자유롭게 진행하다 보니 아이들이 산만하다는 말도 나왔고 인원이 많아 통제가 쉽지 않다고도 했다. 문이 열려있어 집중력도 떨어진다는 것, 공간 자체가 놀이인데 밖에서는 좀 소란스럽다고 문제삼기도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나왔다.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니 때론 아이들만의 교육과 놀이도 필요하다는 것과, 처음은 서먹했다가 점점 함께 할수록 밝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처음 함께 해본 선생님은 “저도 처음엔 많이 떨리고 어렵더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담을 허물고, 다음 5월부턴 좀 더 잘해보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화이팅’ 했다.
이를 지켜본 문만주 다큐멘터리 작가는 “참 좋은 프로그램이다. 가끔씩 엄마와 아이가 함께 찾아와 선생님들과 즐거운 놀이시간을 갖는 것을 통해 지역사회 내 나눔문화를 확산하고 더 나아가 마을공동체 문화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비록 일주일에 한시간 유아부와 초저학년부 아이들을 대상으로 놀이시간을 갖고 있지만, 이를 통해 마을주민들이 서로 가까워지고 마을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데 좋은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