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개월 전부터 공들여온 백두산산파.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꽃소식을 주지 않는다. 온실로 옮겼지만 여전하다. 답답한 차에 정원에 심겨진 산파가 봉긋한 꽃망울을 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므흣, 그네들로 리빌딩하니 두 개의 작품이 탄생했다. 전시회에 어떤 녀석을 데려갈까?
천안야초동호회(회장 이종희)가 5월2일(목) 제2회 야생화작품전을 갖는다.
2012년 10월19일 170점을 내고 첫 창립전을 가진 이들은 올해 19명이 200점 안팎을 야생식물원(신방동 419-8·환경사업소 부근) 한켠에 전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금낭화, 진산철쭉, 장수매석부작부터 황매자, 미국담쟁이, 만병초, 고추나무, 심산해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야생화작품전을 준비하는 손길은 분주하고, 그래서 때론 고생스럽다.
수원으로 이사한 어느 회원은 한달에 한번 모임날이면 아침일찍 버스를 타고 내려왔지만, 이렇듯 전시를 앞두고선 아무래도 왕래가 잦을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작품을 만들고, 보러 오는 관람객에게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는 다짐은 회원들 모두를 전시회 한두달 전부터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한 회원은 매년 봄나물을 캐러 다녔던 내공(?)으로 ‘우산나물’을 작품으로 내놨다.
이종희 회장은 “2003년 초창기부터 한마음으로 열심이신 분도 있고, 작품화하는 재주는 적지만 꽃예찬론자도 있다. 10년이란 세월속에 가슴아팠던 적도 있었지만 회원들간 웃음과 정으로 즐겁게 살아왔다”며 “그런 속에서 또다시 봄을 맞아 작품전을 갖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고 피력했다.
만병초꽃처럼 화사한 봄날, 이 회장은 자연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야생초를 아끼고 사랑하는 전시회를 여는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방문을 당부했다.
한편 ‘천안야초’는 야생화와 약초의 줄임말로, 야생화뿐만 아니라 ‘약초성분을 가진 야생화’를 구분해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즐기고자 하는 취미모임으로 출발한다. 회원 자격에 별도의 자격은 없으며, 매월 한차례(수·토) 모이고 야생화를 공부하고 작품화하는 모임형식을 갖고 있다. 문의: 041)579-8289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