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가게는 쌍용동 롯데마트 맞은편 농협 뒤쪽에 있다. 농협 후문주차장 중간길에서 위쪽으로 중간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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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가게는 ‘코코아공방’이라 불린다. 그리고 갤러리 ‘헤븐’이라고도 한다. 하나의 가게 안에 공방과 갤러리를 함께 운영하는 형태로, 거기엔 청주대 교수였던 김상철 한국화가와 그의 아내이자 김양옥(한국화가) 갤러리대표가 손님을 맞고 있다.
“원래 충북 오창에 살다 2년 전 마땅한 가게자리를 물색중 여기 천안에 눌러앉게 됐다”는 한국화가 부부. 그들이 만들어내는 예술화음은 공방과 갤러리에 다양하고 독특한 색체를 내고 있다.
김상철 교수가 예술가로의 첫 입문이유가 눈에 띈다. 고등학생 시절, 어느순간 당시 ‘천편일률적인 동양화를 변형시켜야겠다’는 사명감이 고개를 들었다는 것이다. 주변에선 “너, 재능이나 있냐”고 의문부호를 찍었다. “오기가 생겼습니다. 3년간 서울에 있는 화랑을 모조리 돌아다녔고, 고3땐 선배화실에 들어가 청소하면서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갔습니다.” 삼수까지 하면서 홍익대학교에 들어간 그. 그렇게 시작한 화가의 길은 대학교수생활 15년의 방점을 찍고 현 상황과 대면해 있다.
갤러리 ‘헤븐’은 소박하지만 고품격 전시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자긍심으로 살아왔던 터에 ‘크지도 않은데 볼품도 없다’는 말은 듣고싶지 않다는 그는 “작지만 볼거리가 있는 갤러리, 수수하지만 느낌있는 전시공간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최근 그의 가게는 상시적으로 작품전을 통해 관객맞이를 하고 있다. 현재도 전시중이며 이후 김석환 공주대 천안공과대학 교수의 ‘애니메이션작품전’, 김종옥의 섬세하고 독특한 특징을 담고있는 ‘목판화전’, 이혜원의 ‘드로잉’ 등이 전시를 기다리고 있다.
김양옥 대표는 아기자기한 악세서리 위주로 장식돼 있는 공방을 설명했다. 센스있는 것들로 가득차 있는 것들 속에 두 부부가 직접 만든 작품들도 곳곳에 숨어 있었다. 철망같은 것으로도 멋진 조각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새삼스럽다. 붉은 색 기운이 투명하게 스며있는 말그림 회화는 단연 압권으로, 김상철 교수의 대표작품이기도 하다.
거리문화의 초석 ‘벼룩시장 출발’
김상철 교수에겐 그가 속한 거리에 대한 여러 아이템을 갖고 있다. 그중 ‘벼룩시장’과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문화의거리로 만들고 싶다는 계획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기까지는 그의 가게 양 옆과 맞은편 가게들은 대부분 예술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예술이라는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보니 ‘벼룩시장’이나 ‘예술퍼포먼스’ 같은 일련의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김 교수는 한달에 한번이라도 차없는 거리로 지정해 문화거리로 활용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 19일(금)에는 그간 생각하고 있던 ‘벼룩시장’을 혼자서 개최해보기도 했다.
가게 앞 테라스에 지구본, 스키장갑, 팔목밴드, 지압봉, 벼루, 탁구채 등을 펼쳐놓고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막상 찾아보니 15분만에 50여개 물건이 나오더군요. 제가 참 많은 물건들을 갖고 있었구나 생각했죠. 저에게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지만, 누군가에겐 필요한 것들입니다. 저는 이를 통해 거리문화를 만드는 초석으로 삼을 거예요.”
가게 앞에다 ‘4월19일(금)과 20일(토), 벼룩시장을 엽니다’ 하는 문구를 내붙였다. 이후 얼마나 팔렸나 보다는 벼룩시장에 대한 시민관심이 어떠한가를 살펴보는 계기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