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사는 연습>이란 책이 있다. 소유물이 많을수록 가진 것들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생각의 소음만 만들어내 결국 혼란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는 버리기를 통해 고통스럽게 만드는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라 말한다.
쌍용도서관 1층 한켠에 자리잡은 '분실물보관함'엔 교재는 물론 각종 옷가지며 핸드폰까지 없는게 없다.
그래서일까. 쌍용도서관 1층 한편에 설치된 분실물보관함엔 사소한 것에서부터 중요한 물건까지 가득히 쌓여있다. 분실물은 대부분 자료실과 열람실을 이용한 사람들이 깜박 잊고 두고간 것들이다.
낡은 상태로 봐서 꽤 애지중지한 것으로 보이는 공책과 교재가 보이고, 모자와 목도리를 비롯해 교복으로 보이는 상의도 다소곳이 개어있다. 안경도 있었다. 눈이나 다름없는 안경을 놓고 갈 수도 있을까 의아함이 남는다. 보관함 안쪽에는 여학생 것으로 보이는 지갑도 눈에 띄었다. 돈도 들어있었을 테고, 학생증이나 카드도 있을 수 있다. 심지어 서너개의 핸드폰도 주인이 나타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듯. 생김새가 스마트폰 전단계로 보인다. 분실물보관함엔 그야말로 ‘없는게 없는’ 잡화점이다.
쌍용도서관측에 따르면 이곳 분실물보관함은 2년 전쯤 깨끗이 정리하고 다시 채워진 것이라고 한다. 분실물보관함 담당자인 김남청씨는 “보관되는 분실물 이전에 사무실에 일주일 정도 두고 있는데, 그 사이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가장 흔한 분실물은 ‘충전기’와 ‘USB’란다.
“만약 찾아가지 않으면 분실물보관함에 넣는데, 주인 연락처 등이 있으면 찾아가라 하기도 한다”는 김씨는 “요즘 아이들이 아낄 줄을 모르는 것 같다”고도 한다. 사소한 물품이야 재구입한다 하지만 귀중품마저도 다시 찾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요즘 세태 아니냐고 말한다.
현재 분실물보관함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화장실쪽 벽면에 설치돼 있어 눈에 안띄는 것은 아닐까 고민해보기도 했다. 쌍용도서관을 자주 찾는 기자도 분실물보관함을 보게 되는 것은 아주 가끔 1층 화장실을 이용한 후 나오면서 뿐이다. 평상시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깜박’ 잊고 분실하는 것이어서, 현관 옆 등 눈에 띄는 곳에 설치해놓는다면 이같은 분실물이 좀 더 주인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