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민주통합당, 천안갑)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식약처가 문구점의 식품 판매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
양승조 국회의원은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유통상인연합회(회장 인태연), 학습준비물 생산유통인협회(회장 방기홍) 임원 등 10여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기홍 학습준비물 생산유통인협회장은 “학교 인근 문방구들은 아이들 기호식품 판매로 겨우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최근 식약처가 불량식품을 근절하기 위해 이들 문방구에 식품판매를 금지시키겠다는 것은 문방구 산업 자체를 퇴출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 회장은 아이들의 건강에 유해한 불량식품은 당연히 사라져야 하며, 이미 수많은 단속과 자정노력으로 인해 많이 사라지고 없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왜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묶음상품은 안전식품이고, 문방구에서 팔리는 낱개상품은 불량식품으로 규정하느냐”고 강조했다.
양승조 의원은 “식약처가 문방구점에서 식품판매행위 금지정책을 일방적으로 내세우면서 골목상권중 하나인 문구점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아무런 대책 없이 식품판매행위 금지만 강조하는 것은 문방구 업주를 사지로 몰아내는 것인 만큼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며, 관련 법안 개정시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20일 2013년 업무계획을 통해 학교 안전지역 내 문방구점에서 식품 판매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바 있다.
<김학수 기자>
<기자회견 전문>
|
전통적인 골목상권 가운데 하나인 문구점들은 현재 최악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지난 10년간 그 수가 약 3분의 1이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문구 소매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주된 원인은 대기업과 유통재벌들의 문구업 진출 때문입니다.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키는 유통재벌들의 무분별한 대형마트 출점과 중, 대형 프랜차이즈 사무용품점의 등장으로 인해 이미 문구업은 사양길에 접어든지 오래입니다. 원래 이맘때면 전국의 문구업계는 신학기 호황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이 신학기맞이 할인행사를 대대로 시행하면서, 전국 그 어느 곳에서도 더이상 문구종사자들의 웃음이 들리지 않습니다. 매년 대형마트의 문구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태에서 문구점들은 재래시장과 더불어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학습준비물 무상지원제도로 인해 일선의 학교들이 학습준비물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항상 구비해야 할 일부 학용품마저도 입찰을 통해 통합구매하면서 영세한 문구 소매점들은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영세한 소매점들은 자금력이나 인력에서 도저히 최저가 입찰이라는 관문을 통과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늘어가는 학습준비물 입찰 시장에 보란 듯이 대자본이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전시관 등을 전문으로 시공하는 시공테크를 모회사로 둔 시공미디어라는 교육 디지털 컨텐츠 회사는 이제 문구업에까지 진출해 생산, 유통망까지 갖추고 전국을 지사 형태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으로 전 세계 사무용품 시장을 점령한 오피스디포의 한국지사도 바로 지난 월요일 학습준비물 전문 인터넷쇼핑몰을 오픈했습니다. 왜 건축회사나, 글로벌 기업이 학습준비물 시장에 뛰어들어야 합니까? 복지제도로 인해 외국계 기업마저도 시장에 뛰어들어 국내의 중소상공인들을 몰아내는 이 현상에 대해 어디서 하소연해야 합니까?
업계의 가장 최약층인 학교 인근 문방구들은 결국 문방구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문구가 아닌 아이들 기호식품 판매로 겨우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식약처는 불량식품 근절의 일환으로 학교 인근 문방구들에게 식품 판매를 금지시키겠다고 합니다. 문구점의 입장에는 이는 결국 이 산업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아이들의 건강에 유해한 불량식품은 당연히 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수많은 단속과 자정노력으로 인해 이미 많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왜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묶음 상품은 안전한 식품이고, 문방구에서 팔리는 낱개 상품은 왜 불량식품이란 누명을 써야 합니까? 이런 현실을 무시한 체 불량식품을 없애기 위해 학교 인근 문방구들에서 식품판매 자체를 금지시키겠다는 것은 결국 벼룩을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다 태우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식약처에 묻고 싶습니다. 정말 문방구들에서 식품 판매를 금지시키는 것이 대형마트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저질 고춧가루와 참기름, 그리고 일본산 방사능 생선을 막는 것보다 더 우선해야 할 조치입니까?
지금 문구업계는 규제를 받아야 할 때가 아닙니다. 오히려 대기업으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문방구에서 식품 판매를 금지시킬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문구류의 판매를 규제하고, 문구를 중소기업적합품목으로 지정해 유통재벌부터 영세한 자영업자들을 지켜줘야 합니다. 학습준비물 무상지원제도에서도 단순히 입찰을 통해 모든 물품을 구입해 큰 업체들의 배만 불릴 것이 아니라, 학교가 인근 문방구들과 협력해서 중소상인들과 골목상권을 지켜줘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적 효과이며, 상생하는 복지가 아니겠습니까?
대통령님과 정부에 호소드립니다. 문방구는 구멍가게와 함께 우리의 곁을 지켜온 가장 오래된 전통 골목상권입니다. 이제 문방구들이 골목에서 사라지면, 학생들은 연필 한자루, 노트 한권을 사려해도 대형마트를 찾아 발품을 팔아야 할 것입니다. 저희들도 대통령님과 정부의 의지를 믿고 업계에서 정말 학생들에게 유해한 식품들이 있다면 그것들을 근절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그러니 이제 규제가 아닌 보호를 통해 전국의 문방구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대통령님과 정부가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경제민주화 국민운동본부 / 전국유통상인연합회 / 학습준비물 생산유통인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