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왼쪽부터 강대원, 정이훈, 오승민, 박현빈, 박승빈, 심석규 순.(현재 공부방선생은 강대원·정이훈·박현빈·박승빈 그리고 이날 참석치 못한 김선숙씨다.)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뭔가 도움될 일은 없을까? 사교육비로 힘든 가정. 그 때문에 공부가 어려운 아이들. 다른 제약 없이 원하는 아이들은 모두 가르쳐보자. 하지만 입시위주의 공부만 도움줘선 안될 일. 아이들의 꿈도 찾아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겠지.
‘제대로 가르쳐보자.’
심석규(샬롬교회 목사) 천안사랑의호스피스 회장이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누구든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쳐보겠다는 것이다. 바로 ‘무료공부방’이다. 장소는 구성동에 위치한 ‘평안의 집’ 세미나실로 정했다. 평안의 집은 천안호스피스가 운영중인 곳이며, 또한 심석규 회장이 목회하는 샬롬교회이기도 하다.
영어와 수학, 일단 두 과목을 가르치기로 하고, 수소문한 결과 하나 둘 도와줄 사람이 나타났다. 영어는 미국과 영국에서 살았거나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이 돕겠다고 나섰다. 수학 또한 전공자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심 회장의 아내도 수학을 가르치기로 했다.
3월 중순경, 시간이 허락되는 사람들끼리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점심을 하며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까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대화는 두가지로 압축됐다. 하나는 공부 외에도 아이들의 적성찾기에 도우미가 되고자 하는 것. 공부는 목적 없이 억지로 하기 보다는, 자신의 적성을 알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또다른 하나는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모두 잘 따르지는 않을 텐데, 그럴땐 가르치는 사람이 지칠 수 있다. 심 회장은 이 부분을 우려하며 공부방 선생들에게 “가르쳐보지 않은 여러분이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번 해보자 하고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가보자”고 독려했다. 덧붙여 “아이들 가르치는 토요일은 맘 편히 하루 여기서 아이들과 보내겠다 생각하고 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미 몇몇은 지난 3월 초부터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아직은 4명 뿐이지만 곧 많이 늘 것이다. “차량운행도 천안 전역에 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누구나에게 개방돼 있는 곳이라면 차량문제가 걸림돌이 돼선 안되겠죠. 일단은 천안전역으로 차량운행을 해보고, 나중 문제가 생기면 그때 상황에 맞게 보완하는 것으로 기준을 삼았다.
심석규 회장은 ‘무료공부방’ 운영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랐다.
“아직은 학생들을 위한 선의의 취지 말고는 딱히 정한 게 없습니다. 이곳 공부방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늘고, 4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이 시작되면 그때 하나하나 기준과 원칙을 세울 겁니다.”
지금은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두세시간 하고 있지만, 공부시간과 차량운행, 또는 어떤 방식으로 가르칠 것인가는 형편에 맞게 정해나간다는 것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