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이 1년간 버리는 음식물로 배출되는 탄소량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4.8회를 왕복할 수 있는 에너지며 소나무 148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고, 연탄 76장 발열량, 보일러등유 1드럼(185리터), 연간 가정소비전력량의 20%에 달한다.
한해동안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를 탄소량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환경부는 자그마치 ‘885만톤’으로 내다봤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승용차의 18%가 내뿜는 탄소량과 맞먹는 것이며, 소나무 18억그루가 흡수해야 하는 막대한 양이라고 한다.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납부하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본격 시행된다. 음식물폐기물의 직접 매립을 정부가 금지하면서 주민들의 배출방식도 변화를 맞았다. 생활패턴의 변화로 음식물 발생량이 증가함에 따라 ‘배출자 부담원칙’도 명확히 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그동안 배출량에 상관없이 똑같은 수수료를 냈지만 앞으로는 버리는 양에 비례해 개개인마다 다른 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
천안시는 전용봉투 방식을 선택해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설명회 개최, 홍보물 제작·배포 등 다양한 시민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종량제봉투 ‘민원도 적고, 사용이 편리’
종량제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방식, 칩(스티커)방식, 봉투방식의 3가지중 지자체 여건에 따라 선택하게 된다. 천안시도 오는 7월1일부터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 사용을 전면시행한다. 편의성, 음식물자원화시설과의 호환성, 초기투자비용 등 경제성 등을 검토한 결과 천안시는 ‘종량제 봉투방식’으로 결정한 것이다.
시는 RFID, 칩, 종량제봉투 3개방식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RFID방식은 음식물쓰레기 거점수거장비에 음식물배출 전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배출량을 무게로 계량해 요금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실제 전주시는 이같은 시스템을 도입해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대폭 감량할 수 있었다. 시 관계자는 “전용카드를 수거함 입구에 대면 뚜껑이 열리고 쓰레기를 버리면 무게가 나오는 방식으로, 이 때문에 쓰레기봉투가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초기비용이 수십억원에 달하며, 5년여 주기로 교환해야 하는 태그·계량장치비용 또한 수십억원이 드는 단점이 있다. 환경부가 추천하는 방식이라지만 잦은 고장과 사후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배제했다.
RFID 방식과 관련, 환경부측은 ‘비용부담은 있지만 음식물쓰레기 발생량 감량을 통해 상쇄할 수 있다. 초기투자비는 많지만 감량효과가 25%에 이를 정도로 높아 처리비용은 적게 소요된다’는 입장인 것. 이같이 수거·처리비용 절감효과를 고려하면 내구연한에 따른 교체를 감안해도 경제성이 있다는 주장이어서 향후 어떤 방식이 더좋은 선택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반면 칩방식은 칩을 삽입해야만 배출할 수 있는 전용용기에 음식물쓰레기를 담아서 버리는 방식이다. 전용용기를 담아서 버려야 함으로 외출하면서 버리는 편리함은 누릴 수 없다. 또한 버릴 때마다 전용용기를 세척해야 하는 등 주부들을 번거롭게 만들기도 한다. RFID방식보다는 초기투자비용이 조금 덜 들지만, 5년여 주기로 교환해야 하는 수십억원의 태그·계량장치비용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다. 천안시는 ‘민원이 가장 들끓는 방식’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이유로 천안시는 RFID방식이나 칩방식이 아닌 ‘종량제 봉투방식’을 택했다.
문제는 감량효과 ‘천안시는 3가지방식 엇비슷 판단’
천안시가 택한 ‘종량제 봉투방식’은 종량제봉투에 담아 거점수거통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현재는 비닐봉투 등에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거점수거통에 버리고 비닐은 옆에 설치된 별도 통에 버리는 방식이다. 이를 앞으로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거점수거통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비닐봉투를 따로 버릴 필요가 없어 간편하다.
전용봉투의 경우 국무총리실과 환경부에서 2015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한다는 입장이 한때 전용봉투를 선택한 천안시에 고민을 던져줬지만 다행히 이 문제는 간단히 해소될 전망이다. 이용호 시 자원정책과 재활용팀장은 “음식물자원화시설에 비닐제거장치가 돼있으면 저촉을 받지 않는다”며 “비닐제거 기계를 구입해 설치하면 아무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음식물자원화시설 비닐제거장치 시설보완에 드는 비용은 대략 8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방식을 도입한 것은 주민편의에 앞서 ‘음식물쓰레기 감량’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좀 불편하더라도 감량이 높은 쪽을 선호하는 것이 미래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 천안시는 이들 3가지 방식중 ‘가장 편리’한 종량제봉투를 택했지만, 천안시가 분석한 효율성(감량)이 20~30%로 전부 같을지는 미지수. 효율성에서 종량제 봉투방식이 타 방식보다 떨어지지 않는다는 판단논리가 먼저 필요하다.
<김학수 기자>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
‘줄이는 요령 없을까요’
어느 가정집 주방에 모아진 음식물쓰레기.
천안시는 공동주택의 경우 그동안 전용면적 85㎡ 미만은 1000원, 그 이상은 1200원을 일률적으로 부과·징수해왔다. 또한 단독주택과 음식점은 3리터(50원), 5리터(120원), 10리터(200원) 종량제봉투를 구입·처리했으며, 다량배출사업장은 자체 위탁처리했다.
이에 오는 7월부터는 단독주택, 음식점, 다량배출사업장은 기존대로 처리하되,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한해 단독주택과 음식점처럼 전용봉투를 사용해 배출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음식물쓰레기를 전국적으로 20% 줄일 경우 1600억원 이상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연간 177만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에 동참하려면 어떤 요령이 필요할까.
먼저 장을 보러갈 때는 식재료에 대해 충동구매를 자제해야 한다. 필요한 품목을 적고, 그에 맞춘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이 불필요한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식재료는 필요한 만큼만 사는 것이 좋으며, 양이 많을 때는 적당량 나눠 보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음식은 자칫 방치될 수 있으므로, 속이 보이는 투명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하며, 냉장고에 들어있는 식재료목록을 적어 유통기한 내에 적절히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와 과일을 보관할 때는 신문지와 비닐을 활용해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막아 신선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냉장고 속 야채는 세워서 보관하는 것이 오래간다.
국과 찌개의 국물양은 되도록 적게 하며, 불필요한 반찬수를 줄이고 맛있는 음식 몇가지만으로 상차림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냄비 크기에 맞춰 조리하게 되는 습성이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적정한 냄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부득이하게 버려야 하는 음식물이 발생했다면 부피(무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주방에서 걸러진 음식물쓰레기는 물기를 제거하고, 봉투에 담을때 물기가 남아 있으면 신문지를 이용해 물기를 제거한다. 젖은 음식물쓰레기를 베란다나 정원에 펴 말린 다음 배출하거나, 냄새가 나지 않는 과일 껍질 등은 실내에서 어느 정도 말린 후 배출한다.
현재 음식물쓰레기는 유동·조리 과정 쓰레기(57%), 먹고 남은 음식물(30%), 먹지 않은 음식물(4%), 보관 폐기 음식재료(9%)로 구성돼 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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