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목대피소에서 1박한 의원들과 사무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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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유제국) 의원들이 비교견학차 지리산을 다녀왔다. 1월29일(화)과 20일 1박2일 여정에 산건위 의원들(주일원·인치견·안상국·유제국·황천순)과 조강석 운영위원장, 그리고 운전기사를 포함해 의회직원 4명이 뒤따랐다.
이들의 목적은 천안도 등산인구가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살펴보고 개선해보자는 것이다. 자연도 보호하고 이용객 편의도 보장받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을 강구해보자는데 있었다.
비교견학은 주일원 의원이 주도한 가운데 비교적 관리·운영이 잘 되고 있는 지리산국립공원을 탐방을 계획했고, 6명의 의원들이 기꺼이 배낭을 맸다. 일부 의원들은 체력과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험한 산행에 함께 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비교견학에 참가한 이들은 29일 아침 7시30분 천안을 출발해 11시20분경 지리산탐방지원센터에 들러 공원관리현황을 살펴보고 오후 1시에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중산리는 천왕봉까지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로 알려져 있다. 오후 5시경 장터목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새벽 4시30분에 기상, 6시에 재출발했다. 천왕봉 정상(1915m)을 찍고 오전 11시에 하산, 점심을 하고 천안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였다.
“무사히 잘 다녀왔다”며 인사를 건넨 인치견 의원은 “일상적인 산행과 달리 해답을 구하러 의원들간 열심히 의견도 나누고 살펴 천안의 등산문화를 새롭게 인식하고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주일원 “관내 등산로 관리체계 정비 필요해”
그간 천안 도심산과 등산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주일원 의원이 주도한 지리산 비교견학. “아무래도 등산문화와 관련한 시설·관리의 최고수준은 국립공원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지리산을 택했습니다.”
주 의원은 지리산탐방지원센터도 들러 관리현황에 대한 브리핑도 받고, 대피소에서 1박을 하며 몸소체험하는 등 의원들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꼈을 것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의원들의 주된 관심사는 등산로에 설치된 인공시설물들이다. 주 의원에 따르면 일반 등산객들은 으레 ‘산에 온 건 자연을 벗삼으러 왔지 인공시설물을 보러 온 건 아니잖냐’며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었다.
“인공시설물은 국립공원에서 처음 시작했고 이를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하고 있는 추세로 알고있다”는 주 의원은 “나 또한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인공시설물의 설치여부를 어떻게 봐야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인공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위험한 지형에 대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며, 자연훼손을 방지하는 역할도 크다. 등산객이 많은 천안 광덕산의 경우 주코스는 훼손상태가 심각하다.
“자연상태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많다보니 길이 생기고, 그곳에 빗물이 스며 침식작용이 반복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현상은 비단 광덕산뿐이 아닙니다. 봉서산, 태조산 할 것 없습니다. 지리산도 어느 곳은 허리 높이까지 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일원 의원 일행은 지리산탐방지원센터 관계자에게 확실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돌계단이나 테크시설이 이같은 자연훼손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위험구간이나 자연훼손 등 상태에 따라 돌계단이나 데크시설을 둔 곳은 효과가 있으며, 유일한 대안이라고 하더군요. 그 말에 우리도 공감했습니다. 천안도 훼손이 심한 곳은 최소한의 시설이라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됩니다.” 당초 인공시설물에 의문점을 두고 있던 주 의원은 이번 비교탐방을 통해 느꼈던 생각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자연훼손이 심한 산이나 등산코스는 ‘휴식년제’를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주 의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휴식년제를 둔 곳들이 더러 있으며, 지리산도 몇군데 있다고 했다. “자연적인 치유, 산 자체가 스스로 치유를 하는 거죠. 사람들의 발길을 묶고 몇 년을 두면 잡풀이 우거지고 훼손됐던 곳들이 복원되는 겁니다.”
의원들은 천안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아직 한번도 시행하지 않았던 휴식년제를 도입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나눴다. 주 의원은 “광덕산 주코스를 비롯해 태조산, 봉서산 등 면밀히 조사해보면 당장 시행할 곳들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등산코스의 폭이 상당히 넓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해빙기나 여름철 장마 등으로 땅이 질척거리면 사람들은 그 옆을 밟고 간다. 자연히 넓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곳은 펜스나 목책 등의 설치가 필요하기도 하다.
지리산을 탐방한 산건위 의원들은 천안의 각 등산로에 이같이 돌계단이나 데크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놓고 좀 더 숙고한 후 행정적인 판단을 조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의원들은 이번 연수의 의미를 2가지로 해석했다. 관내 등산로의 훼손방지와 시민편의를 위한 대안찾기, 그리고 비교견학탐방을 통해 의원들의 마인드가 좀 더 성숙해진 점을 들었다.
한편 천안의 도심산들 또는 등산객이 많은 산들의 경우 산주들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 것도 풀어야할 과제며, 주민요구에 의해 산자락에 체육시설 등을 두는 것도 다양한 검토를 통해 적정한 시설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