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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먹으러 횡성가신다구요. 이젠 천안에서 해결됩니다.”

광덕에 한우사육단지 운영 4년째… 올해는 고기판매·식당운영 추진

등록일 2013년01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성재(가명)씨네 가족은 최근 아버지 고희연을 맞아 강원도 횡성을 찾았다. 12인승 차량과 자가용 한 대를 타고 모두 15명이 달려간 길. 회는 바닷가에서 먹는 게 제맛인 것처럼, 소고기는 한우단지촌이 제격. 저렴하고 맛난 한우고기를 한껏 먹고 왔다. “실컷 맛있게 먹고 왔는데, 횡성은 너무 멀어요. 가까운 곳에 있으면 딱 좋겠습니다.” 천안 인근에도 그같은 곳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우500마리 규모로 육성

하기야 천안시민들은 잘 모르겠지만 천안에도 ‘한우단지’가 생긴지 4년여. 광덕면 무학리 200번지에서 2009년경부터 한우 송아지 200두를 키웠다. 광덕면에서도 중부권에 속해 ‘중부권 한우단지’로 불리는 이곳은 올해 송아지 300두를 더 들여올 계획이다. “성남면쪽에 400두를 키우는 개인이 있지만, 천안과 천안 인근까지 이 정도 규모를 갖춘 한우단지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이해덕(53·무학1리 이장) 광덕중부권 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자랑한다.

이곳의 규모는 부지 1만5930㎡에 축사 3동(4628㎡), 퇴비사 661㎡, 관리사 66㎡를 갖추고 있다. 각종 기계화 설비가 잘 되어있다 보니 현재 200두에 대한 관리는 단 한명이 맡고 있다.

중부권 한우단지 태생 배경에는 ‘추모공원’이 있다. 천안추모공원이 광덕면 원덕리로 들어오면서 광덕면민 전체가 시위에 가담했다. ‘광덕면=화장장’이라는 부정적 인식의 대가로 시로부터 200억원 안팎의 면민발전기금을 얻어냈다. 이중 14개 마을이 모여있는 중부권은 45억원의 발전기금을 받아 한우단지를 조성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약초를 재배하는 쪽으로 사업을 계획했지만 중도에서 한우단지 조성으로 변경한 14개 마을. 반신반의하며 고심 끝에 시작한 한우단지는 2011년 3500만원의 수익을 내 마을당 250만원씩 벌어들였고, 2012년에도 비슷한 수익금을 배분할 계획이다.

“올해는 300두가 추가로 들어오니, 향후 수익금은 훨씬 많아질 겁니다. 그간 마을기금은 후원금 등으로 충당해왔지만 이젠 한우단지 공동사업만으로도 채울 수 있게 됐습니다.” 이해덕 대표는 30여명이 사는 무학1리의 경우 한해 마을행사(서너번의 식사와 1회 국내관광)비용으로 300~40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한다.

 

중부권 외 북부·남부권도 한우단지 고심

<중부권 한우단지 추진현황>

2007.12/ 광덕중부권 영농조합법인 설립
2008.7/ 부지매입 완료
2008.12/ 토목공사 완료
2009.6/ 축사(철골조) 1동(400평) 신축
2009.11/ 한우 1차입식(120두)
2010.5/ 관리사(20평), 회의실(30평) 신축
2010.7/ 축사(보온비닐) 2동(1000평), 퇴비사 신축

‘청정지역 광덕면을 전국 제일의 웰빙한우생산 특산단지로 육성하자.’

이것이 14개 마을주민들의 숙원이다. 이해덕 대표에 따르면 현재 북부권 마을들도 ‘한우단지’를 두려 하고 있으며, 남부권 또한 고심 중이다.

그러나 한우를 키워 전국으로 유통시키는 것은 그들만의 소득사업일 뿐이다. 시민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려면 한우고기를 저렴하게 판매한다거나 횡성처럼 한우식당촌을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부권 한우사육단지 임원들도 초기에 벤치마킹하러 전국 이곳저곳을 둘러본 결과 한우단지가 형성돼 있는 강원도 횡성과 충남도 홍성의 경우 관광코스로도 많이들 다니는 것을 목격했다.

“길이 좋고 소문만 나면 사람들이 찾아오게 돼있습니다. 일단 올해는 고기도 판매하고 식당도 운영해볼 계획입니다. 장소는 광덕쉼터에 공간이 있어 시와 협의해볼 생각입니다. 맛좋은 소고기를 저렴하게 판다면 지역주민들이 많이들 사러 오고 먹으로 오지 않겠습니까.”

<김학수 기자>

이해덕 대표 “소들만 보면 웃음이 나와요”

광덕 중부권 14개마을 효자사업… 처음 걱정도 했지만 좋은 결과로 나타나

이해덕(53·무학1리 이장) 광덕중부권 영농조합법인 대표

광덕면사무소에서 차량으로 5분쯤 달리자 나타난 한우사육단지. 빈 들판에 사육단지만 빼꼼히 자리잡고 있다. 거기서 먹고 자는 관리인 한명이 소들에게 맛난 저녁식사를 차려주고 있었다. “소 가격이 조금 떨어져서 걱정이 되긴 한데….”

 

500두를 목표로 한 한우단지를 조성해놓고 있다 보니, 아직은 200두가 키워지고 있어 일정간격으로 나뉜 울타리가 비어있는 곳이 보였다. 조만간 송아지들이 추가 구입돼 이곳에서 길러질 것이다.

중부권한우단지 이해덕 대표와 이동민 관리인은 맨 처음 송아지가 들어올 때를 기억한다. 2009년 11월 수신서 생후 7개월된 송아지들이 처음 들어올 때는 감정이 요동쳤다. 14개 마을이 함께하는 중부권 지역을 먹여살려줄 송아지들이었다. 아픈데 없이 무럭무럭 커서 마을소득에 일조를 해주기를 간절히 빌었었다. 그런 간절한 염원대로 소들이 별 탈 없이 커줘 2011년 비로소 한해 3500만원의 수익을 보았다.

처음 어떤 사업을 할까 고심도 많이 했다. 14개 마을이 함께 하는 사업으로 서로간에 갈등도 없어야 되겠고, 또한 일정 이상의 소득도 보장돼야 했다. 복잡한 심정으로 결국 한우단지를 조성하게 됐고, 돌이켜보면 ‘참 잘 결정했다’는 생각이다.

관리인 1명이 도맡아 일을 보니 마을사람들은 신경쓸 일이 없다. 수익금도 14개 마을에 공평하게 나누니 시비도 없다. 마을이장들이 운영에 신경쓰고, 주민들은 그저 1년에 한번 수백만원의 수익금을 분배받으면 그만이다. 물론 구제역 등 갑작스런 한우파동이 불어오지 않는다면 말이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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