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28)씨는 천안 신부동상점가상인회의 아트디렉터다.
아트디렉터는 우리말로 미술감독이다. 광고, 홍보, 그래픽디자인 등에서 주로 시각적인 표현수단을 계획하고 총괄감독한다. 신부동상점가의 변화에 이런 아트디렉터가 필요했고, 조형예술을 전공한 그녀가 왔다.
그녀의 이력은 색다르다. 레스토랑에서 푸드스타일링과 관련된 일을 했고, 어느 창의력센터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이나 조각,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런 그녀가 신부동상점가상인회와 인연을 갖게 됐다. 우연찮은 기회에 그들의 행사에 참여했고 상인회측은 눈여겨봐뒀던 은지씨를 불러들였다. 상인회는 그들이 원하는 기대를 충족시킬 수도 있다는 계산에서, 은지씨는 그런 상인회를 신뢰하고 있다.
“전혁구 상인회장이 개소식때 밝힌 비전선포식에서처럼 ‘창조적인 문화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역상권을 이끄는 동력으로 삼겠다’는 말은 제가 일을 같이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끔 합니다.”
아직은 사무실을 나온지 3개월. 하지만 은지씨는 핵심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상점가를 문화·예술의 거리로 특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역구성원들의 애정과 의지에 달렸다고 봅니다.” ‘아트비즈’라 해서 아트(예술)도 있지만 비즈(사업)도 있는 것. ‘지역문화’라 해서 지역도 있지만 문화도 있는 것을 강조하는 은지씨.
‘당장 무엇을 보여줘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깊은 통찰에서 나오는 아이템을 하나 하나 기획하고 실행하다 보면 활성화의 물꼬는 저절로 트여지는 법.
일단 정해진 건 없다. 사업예산도 없다. 다양한 국비지원사업을 신청해 받아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큰 그림으로는 문화의 거리, 예술의 거리, 젊은이들의 거리 등을 표방한다.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은지씨는 일단 한가지를 원했다. 아티스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들을 끌어들일 묘수를 찾아야지만, 그 이전에 이곳에 대한 변화와 기대가 있다면 먼저 관심을 가져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