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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년, 천안엔 어떤 뱀들이 살고있나?

2013년 계사(癸巳)년 뱀띠해... 직산 덕령 구렁이는 사악한 존재, 병천 가전리의 이무기, 성거읍 송당마을의 장사추와형 명당터

등록일 2013년01월0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시 직산읍 덕령동 뒷산에 어른이 고개 숙이면 들어갈 만한 자연동굴이 하나 있다. 지금은 시름새와 상덕리 동서관통도로가 생기면서 없어졌는데, 당시 핏물이 많이 흘러 내렸다고도 한다. 옛날에 이 동굴 속에 커다란 구렁이가 살았는데 마을 사람들에게 해(害)를 많이 끼쳤는데 한 도승이 구렁이를 잡아죽였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직산읍 덕령전설
 

국토지리정보원 ‘전국 뱀지명 208곳’

국토지리정보원이 2013년 계사(癸巳)년 뱀의 해를 맞아 뱀과 관련된 지명을 분석해 관심을 모은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150만여 지명중 208개가 뱀과 관련된 것으로, 157건이 마을명칭으로 나타났다.

전남이 41건으로 제일 많고, 경북이 32개, 경남과 충남이 31개로 뒤를 잇고 있다. 대체로 남부지방에 뱀 관련 지명이 많은 것은 ‘농경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 고흥군 포두면 오취리 비사도는 옛날 비사(飛巳·나는 뱀)가 날아와 살았다는 전설이 내려와 비사도라고 불린다.


뱀 모양과 관련된 지명이 137개(65%)나 되었으며 ‘사동’이라는 지명이 15개, ‘뱀골’이 10개, 그 외에 배암·비암·배염 등으로 불리고 있다.

경남 통영의 ‘장사도’처럼 전체적인 모양이 기다란 뱀의 모습을 닮았다고 붙여진 지명이 72개였고, 뱀이 개구리를 쫓아가는 지형인 ‘장사추와형(長蛇追蛙形)’은 풍수지리가들이 일컫는 명당의 하나로 전남 고흥의 ‘사도’, 충남 홍성의 ‘사성’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개구리 형상을 하고 있는 송당마을은 흡사 뱀이 개구리를 쫓아서 먹잇감을 노리는 장사추와형 명당터라고 전해져 온다.


장사추와형은 천안 성거읍 송당마을도 해당한다.

천안향토사가인 윤종일씨는 이곳을 “백두대간 금북정맥 성거산(579m) 아래에 위치하며 천흥사지-충남예술고등학교 뒷산-중부물류센터-섬진강매운탕-송당(소댕이)마을로 성거산 지맥이 길게 이어지며 긴 뱀처럼 한천으로 뻗쳐있다”며고 했다.

그는 “천흥바다들 벌판의 끝에 벌미동산이 외딴 섬처럼 놓여있어 개구리 형상을 하고 있어 흡사 뱀이 개구리를 쫓아서 먹잇감을 노리는 장사추와형 명당터라고 전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 직산읍 상덕리(상남리+덕령동) 덕령동에서 진등으로 향하는 능선.


뱀의 출현설화와 관련된 지명도 소개했다.

경주시 남면의 ‘구뱀이’는 귀가 달린 뱀이 나왔다 해서 유래됐으며, 전남 함평의 ‘구수재’는 아홉 마리 구렁이가 재를 못넘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제주도 김녕사굴은 마치 뱀이 기어가는 모습과 흡사하다.


총길이 705m의 제주도 ‘김녕사굴’은 마치 뱀이 기어가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본래 동굴 속에는 커다란 구렁이가 살고 있어 해마다 어린 처녀를 재물로 바치지 않으면 온갖 변괴를 부려 농사를 망치게 했다. 이에 제주판관이 군사들을 이끌고 가 구렁이를 퇴치하였다고 한다.

김녕사굴은 천안 직산읍 상덕리 덕령과 함께 뱀이 인간을 해치려는 사악한 존재로 묘사돼 있다.

서귀포시 섶섬은 용이 되고 싶었던 뱀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커다란 귀가 달린 뱀이 용이 되고자 섶섬과 지귀도 사이에 숨겨놓은 야광주를 찾으려 했지만 끝내 죽고 말았다. 그 후 비가 오면 섶섬 정상에 안개가 끼었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죽은 뱀의 영향 때문이라고 믿었다.

이외에도 충남 서산시 운산면의 ‘장사동’은 마을이 큰 구렁이 모습을 닮아 허물을 벗으며 성장하는 뱀의 영생불사 속성을 반영, 지역주민이 장수한다는 유래를 갖고 있으며 전남 고흥군 ‘뱀골고개’는 고개를 넘을때 악한 죄를 지은 사람은 반드시 큰 뱀을 만난다 해서 뱀을 지혜로운 존재로 여겨왔다.

천안지역에서 뱀과 관계된 민담설화는 병천 가전리 백전동천 마을 사사처(射蛇處)가 전해온다.

임진왜란의 명장으로 알려진 충무공 김시민 장군이 9살 때 동네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이무기(큰 구렁이)를 화살로 쏘아죽였다는 일화가 있다.
 

천안 사산성 ‘용이 뱀으로?’



천안 관내에는 뱀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있을까.

천안 직산읍에는 백제때 축조된 사산성이 있다.

475년경 고구려의 침공으로 백제는 웅진(공주)으로 천도했는데 이때 위례성이라 불리던 직산읍의 지명이 ‘사산(蛇山·뱀산)’으로 바뀌었다.

한때 백제 첫도읍지였고, 입장면 용정리에서 성환읍 매주리까지 이어진 성산지맥은 직산현지에 용안치(용의 안장과 같은 산) 능선으로 기록하고 있다. 고구려와 신라는 이곳의 지명을 용에서 뱀으로 격하시킨 것이다.

이후 고려 태조 왕건은 사산의 오명을 씻고자 직산(종묘사직을 일으킨 산)이란 지명으로 개칭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사산성에 대해서는 김성열 천안시역사문화연구실장이 표기법으로 다르게 설명하기도 한다. “몽고어 발음 울래(나라)성이 한문 위례성으로 표기했다가 이후 패망한 백제지방의 품격을 낮춰 울래성과 발음이 비슷한 터키계의 발음 ‘율란’, 한문으로는 사산으로 표기했다”고 했다.

이를 고려시대에 다시 지명의 품격을 높여 울래와 발음이 비슷한 옛 터키계어 ‘위르’ 한자 직산(稷山)으로 표기해왔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성산(사산성) 정상에 있는 바위모양이 뱀머리처럼 생겼다 해서 사산이라 붙였다고도 하는데 기록에 전하는 바는 없다.

이외에도 천안에는 뱀과 같은 지형을 닮아 뱀이름이 붙여진 지명이 여럿 있다. 성환읍 학정리의 사동(巳洞) 사곡리, 풍세면 남관리의 밤나무 많은 골짜기 뱀골(밤골), 목천읍 운전리 백운산 아래의 뱅골(뱀골), 목천읍 교촌리 서리와 신후 사이에 있는 등성 뱀날(고개), 교촌리 텃골 아래에 있는 산 뱀날 등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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