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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기상, 우리에게 맡겨 주세요”

손태성 천안기상대 대장(58)/ 천안·아산·예산 기상관할구역… 직접 일기예보 가능, 성환읍 소재 이전준비

등록일 2012년12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 5월 천안기상대 대장으로 발령받은 손태성씨(58). 천안에 오기 전 제주도에서 2년간 기상업무를 봤던 터라 새 근무지가 가족들이 있는 서울에 가깝다는 것이 즐겁다. 주말이면 비행기에 오르길 60여차례. 하지만 이걸 ‘역마살이 꼈다’고 봐야할까. 천안에서도 여러 사정으로 서울로 출퇴근하는 기찻길 인생이 돼버렸다.

 

‘말이 씨가 된다’고 그랬나. 그는 그 말을 철썩같이 믿는다. 어릴적 ‘차를 많이 타고 싶다’고 바란 적이 있었는데 정말 자신의 삶이 ‘원했던 대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군대는 백령도 공군기상대에서 했고, 울릉도에서도 한동안 근무했다. 이외에도 대전, 보은 등 참 많이도 옮겨다녔다.

“74년도에 기상청에 들어왔으니 곧 40년 세월을 맞이합니다.”

마지막 근무를 보내게 돼 천안. '유종의 미'를 남기기 위해서 다시한번 열정을 불사른다.

그가 생각하는 천안근무 이유는 ‘원활한 기상대 이전업무’다. 지역민원에 따른 천안기상대 이전계획이 추진되면서 그의 보은과 영주 기상관측소 이전업무 경력이 새삼 저울질된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기상청의 그에 대한 인사이동은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기상대 이전부지를 물색하러 참 많은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독립기념관, 망향의동산, 연암대, 남서울대 등등…, 그런데 각각 안되는 사유를 갖고 있더군요.”

그러다 그의 눈길이 성환에 덩치 큰 시유지로 향했다. 이리저리 살펴보니 ‘천안북부BIT 일반산업단지’ 조성지로 추진되는 곳이었다. 성환읍사무소다, 시청 기업지원과다 하며 쫓아다닌 결과 이전적합지로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천안기상대의 이전 이유는 주변고도제한 문제 아닙니까. 그렇다면 기상대가 어디로 가든 실제 반겨줄 데가 없어요. 다행히 공단 내라면 그런 사유재산 침해의 성격이 감소합니다. 공단 안은 현실적으로 받아줄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중 하나죠.”

그러면서 이전부지를 찾지 못한다면 충남도청 이전지인 홍성·예산 근처로 갈 수도 있을 거라 귀띔한다. 주변에 기상관측소나 기상대가 없는 도청 이전지의 유혹은 강하게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히 기상청의 예산도 일부 받아놨고, 천안시도 BIT단지 내로 들어가는 것에 문제없다는 반응이니 더 이상의 걱정은 필요없게 됐습니다.”

실시설계 등 일정 절차를 밟으면 천안기상대는 2014년엔 청사와 관사가 신축돼 새롭게 둥지를 틀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있는 자리가 이전지에 비해 값비싼 땅이다 보니 7400여㎡ 부지를 교환조건으로 2만㎡의 넓은 부지로 확보할 수도 있다는 계산. 아쉽다면 그가 추진한 이전사업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정년퇴임할 수 있다는 것일 게다.


퇴임하면 도서의 기상봉사원 되고 싶어


천안 신방동 환경사업소 하천 건너편에 자리잡은 천안기상대.

1973년 온양온천역 부근에서 첫발을 내딘 기상관측은 1997년 현재의 천안 신방동 환경사업소 하천 건너편에 정착했다. 처음 기상관측소로 운영될 땐 소장과 한두명의 직원이 전부였지만 2008년 ‘기상대’로 승격되면서 대장과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천안기상대로 운영되면서 당연 대민서비스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배 원예농협 등 관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비롯해 기상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천안기상대로부터 매일 날씨정보를 받고 있으며 첫 서리, 첫 얼음, 첫 눈 등이 내리는 것을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사회에 알리고 있기도 하다. 기상·기후변화교실도 6회(450명) 운영했으며 천안흥타령춤축제나 성환배축제 등에도 맞춤형 기상서비스를 제공했다.

천안기상대에 자랑거리도 있다. 바로 충남지역에 하나뿐인 ‘황사관측장비’가 있다는 것. 참고로 충남에는 천안·서산·보령의 3개 기상대가 있으며 부여·금산이 무인으로 운영되는 기상관측소를 갖고 있다.

기상대장, 손태성. ‘공인은 공인다워야 한다’는 소신과 함께 인생살이에서 국민께 많은 녹을 받았다는 그는 정년퇴임을 공인으로서의 ‘마지막’으로 보지 않는다.

“아직 아내하고도 상의해보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는 많은 곳에서 기상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서같은 곳은 하루하루의 날씨변화에 생계고의 문제, 재난의 문제 등이 걸려있는데 대부분 기상전문가가 없거든요. 제가 보아둔 곳은 남해 끝 신안군 주변도서 같은, 제일 취약한 곳에 한 10년 정도 기상봉사를 하는 것은 어떤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함께 할 아내의 고생이 따르겠지만…, 일단 현재의 제 계획입니다.”

그는 천안을 떠나기 전에 73년부터 시작된 기상변화를 정리·분석해 기록(논문)으로 남겨놓는 일을 진행중이다. 40년간의 천안 기상역사가 체계적으로 정비될 날이 머지 않았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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