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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석 시인, 3번째 시집을 내다

‘이순(耳順)역 앞에서’… 영어·한문·한글 자유로운 파격

등록일 2012년11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끈에 대한 명상… 묘원일기… 그리고’

이병석(57·본지 논설위원) 시인이 9일 그의 세 번째 시집 ‘이순역 앞에서’를 출간했다.

1집을 내놓고 5년여가 지난 2008년 2집을 낸 그가 다시 4년만에 3집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마침표를 찍겠다고 한다. “세권이나 냈으면 됐지, 뭘 또 내겠어. 이것으로 할 바는 다 했어.” 넋두리같은 말이 그를 축하해주려는 지인들 앞에서 스스럼없이 나온다.

실상 시집을 낸다는 건 무척 ‘고단한’ 일이기도 하다. 책을 써내기까지 정신적 고통도 컸을 터인데, 시집을 내기 위해서는 또다시 물질적 고통까지 수반해야 하는 일이다.

<나 아직 이순(耳順)의 이치를 모르거늘 어찌 천명(天命)인들 알겠냐만, 다만 남은 인생 내 분수에 맞춰 이 한 몸 근신하며 지내리라>

1985년 문협 천안지부 회원으로 활동시작. 1992년 <문예사조>로 신인상으로 등단, 천안문학·충남문학·서안시·충남시협과 대전·충남가톨릭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에 있으며 1집 끈에관한 명상(2003), 2집 묘원일기(2008)를 출간한 바 있다. 책 제목을 ‘이순역 앞에서’로 잡은 것은 그의 나이 이순을 앞두고 있어서다. <이것저것 추구해도 이룬 것 없이 몸과 마음만 초췌한 채 시름 속에 세월만 깊어 가는구나> 어찌 이룬 것이 없겠는가. 푸념처럼 던져놓는 말 속엔 삶에 대한 욕심과 미련이 한귀퉁이 자리잡고 있어서일 게다.

항상 ‘민초의 삶’을 시로 이야기하는 그였지만 1집과 2집에서 보였던 ‘들꽃(민초)’이 이번 3집에선 보이지 않는다.

“내가 민초고, 내 주위가 민초입니다. 평범하지만 이 사회의 근간이 되는 사람들 또한 민초들이죠. 세상을 지탱해가는 힘이 바로 민초에게 있고, 그래서 난 그 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렇게 값지게 살아가는 민초를 노래하며 거기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고민하던 그가 3집에서는 아주 ‘쿨’하게 그것들을 놓아버렸다.

내용만이 아니라 그가 다뤄왔던 형식도 영어와 한문과 한글, 3박자로 다뤄낸 그.

“이번 3집은 너무 마음에 든다”는 말에서 어떤 얽매임에서 벗어난 경지를 엿본다. 마치 깨달음을 얻고 해탈한 듯, 세속에 있다 탈속한 듯, 또는 우물안 개구리가 바깥 세상을 향해 펄쩍 내달은 듯하다.

삶과 죽음이 갈라지는 성환공원묘원에 근무한지 10년. 거기서 수많은 사람들의 만남과 이별을 지켜보며 생과 사는 구별이 없는 동질의 것임을 깨달았고, 시계눈금이 구분없이 빙빙 돌아가듯 삶과 죽음도 경계가 모호하단 걸 알게 됐다는 그.

그런 그러면서 경계속에 살던 그가 그마저도 뛰어넘어 어느덧 관조자로 여유자적하게 됐나 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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