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사는 어떤 이는 클래식 기타를 배우기 위해 몇 년을 서울로 다녀야 했다. 그 고생을 이야기할땐 눈물이 날 정도. 그런데 타지역에서 아코디언을 배우러 천안을 오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아코디언을 배우려는 천안사람들에겐 혜택이 될 수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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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제목이 아니다. 아코디언 선생을 찾아 서울서도, 부산서도 천안을 방문하고 있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다. 천안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처럼 ‘유명한’ 천안선생은 바로 한국생활음악협회 회장이기도 한 전두환씨.
“제가 아코디언을 본격적으로 가르친 건 2007년부터예요. 실버교육을 시작하면서부터죠.”
노인들을 가르치다보니 스스로 더욱 매진한 결과 ‘수준높은’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는 그. 아코디언 공부를 위해 지난해 말에는 러시아에도 잠깐 머물렀다. 그런 노력으로 전국에서 하나뿐인 ‘아코디언 오케스트라’를 운영중에 있으며, 그 자부심이 크다.
그에게 배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60대 이상 노인들이다. 적당히 무겁고 부피를 가진 아코디언은 연주기법이 어렵지 않고, 다양한 소리를 갖고 있다는데 매력이 있다. 젊은이들이 기타를 선호한다면 노인들은 아코디언을 선택하는 셈.
고령화 시대. 노인들이 취미활동을 시작하면서 아코디언을 배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에게서 배우는 강사들의 출신지역도 홍성, 울산, 서울 등 다양하다.
“서울과 부산에서 배우러 오는 분들을 위해 얼마전부터는 제가 가서 가르치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서울에선 30명이, 부산에선 7명이 찾아오던 것을 보며 제가 가는게 낫다 싶었죠.”
천안음악가의 전국교류가 활발한 것도 지역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 그처럼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10명이 되고 100명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천안에서 그가 가르치는 노인들만도 100명에 이른다. 사람이 많으면 일도 느는 법. 지난 22일에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란 이름으로 시민문화여성회관(신부분관) 소강당에서 아코디언 연주회를 가졌고, 또다시 오는 11월26일에도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아코디언을 주축으로 한 ‘악극’도 만들어 무대에 설 계획이다. 지역출신 동화작가인 소중애 선생의 ‘단물고개’를 악극으로 만든 것으로, 아코디언 반주에 노래 잘하는 연기자들과 변사가 등장하는 공연물이다.
“오는 12월29일 시민회관 대강당을 예약해 놨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무대지만 좋은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첫술에 배부를까마는 ‘성거 오목리’에 전해오는 지역적 전설을 소재로 한 만큼 의미있는 작업이고 공연이라 생각합니다.”
그가 만든 아코디언 교재는 인기가 높다. 첫 교재는 재판에 들어갔으며, 벌써 3권째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연주곡 형식의 시리즈물을 내놓을 생각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