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석 폈더니 사람이 안 온다?’
천안시민, 특히 미술관계자들이 그렇게도 바랐던 ‘미술관’이 개관했으나 개관기념기획전이 황량하다. 천안시는 10월16일부터 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의 개관기념전, ‘스타, 미술과 만나다’와 ‘비룡승운, 하늘을 날다’를 열었다. 두달간 전시회의 초반이지만, 관계자는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많이 찾지들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8일(목) 오전 11시경 찾은 전시회장엔 어느 학교에선가 단체로 방문한 초등학생들만 보였다. 열심히 들여다보는 아이들도 있지만 일부는 소란스럽고 장난치느라 감상분위기를 깨고 있었다.
용 지명 많은 천안시 ‘전시주제도 용으로…’
2층 전시실엔 ‘스타, 미술과 만나다’가 25점 가량 관객을 반겼다.
스타, 캐릭터, 유명인사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아이콘들을 작품소재로 삼았다. 작가만의 방식으로 재변용한 서양화, 사진, 미디어아트, 조소, 설치 등의 작품들로, 미술관측은 “스타와 함께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는 현대미술을 친근하게 다가와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이남씨의 작품 ‘모나리자’는 모나리자의 뒷배경으로 손톱만한 비행기가 날고 낙하산이 펼쳐지며 떨어진다. ‘먼로의 탄생’이 붉은 바탕으로 묘한 느낌을 전해주는가 하면 백자 속에 담긴 엘리자베스테일러를 볼 수 있다. 루이비통으로 치장한 태권브이가 등장하고 ‘마를린 먼로와 흑표범’처럼 몇 개의 이미지를 중첩해 이중적인 느낌을 표출한 작품도 만난다. 또한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퍼포먼스 장면을 생생하게 잡아내거나 예술가들의 일상 속 모습을 담은 초상 사진도 전시돼 있다.
3층으로 가면 ‘비룡승운-하늘을 날다’란 주제로 작품화한 31점을 감상할 수 있다.
오룡쟁주 등 용과 관련된 지명이 유독 많은 천안시. 60년만에 흑룡의 해를 맞은 천안시는 올해 사자성어로 ‘비룡승운’을 선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작품들은 모두 용과 관련된 주제만을 선정해 전시했다.
밤하늘, 승천하는 황금색 용도 볼 수 있고 도자기 속의 용이나 용문신을 한 듯 보이는 소년(드래곤 보이)도 만난다. 동화적 소재의 ‘여의주’나 ‘일월임진도2’를 비롯해 다양한 용들이 등장한다.
미술관측은 이번 개관전에 대해 “수준높은 전시회로, 현대미술에 대한 시민 이해와 만족도를 높이고 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 개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