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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삼거리 단상

<김성열 천안역사문화연구실장>

등록일 2012년10월1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도리(道里)의 전국기준 지점인 서울 창덕궁의 돈화문을 시작하여 도로 길이 전국으로 연결되어 교류되고 상통하고 소통되었다. 길은 길 따라 가다가 산이 가로 막으면 고개(峴, 峙)를 넘고, 또 터널로 통하고, 물(江, 川)이 앞을 막으면 배(浦)가 놓여 있고 다리가 있어서 어느 곳이고 도로 길이 트이고 길이 나 있어 연결되어 교통하는 도로이다.

옛날에는 도로 길에 정보통신 시설인 역참(驛站), 역원(譯院)을 30리마다 역촌(역말)에 배치하고 나라에서 관리를 두어 유지 관리하였다. 관리들이 공무여행길도 30리마다 한 끼를 먹으면서 걷고 하루 길은 셋 끼에 90리로 규정했다.

도로 길에는 10리 길마다 작은 이정표(里程標), 30리마다 큰 이정표(堠)로 흙, 돌, 돈대, 장승을 설치해 놓아 거리를 알게 했다.

역촌(역말)에는 관리들의 공무나 세도가들이 숙식할 수 있는 시설로 원(院)이 운영되었다. 천안삼거리 근처에 삼기원(三岐院)의 원우(院宇)가 있던 곳이 원거리이다.

임진왜란(1592)후에는 역원(譯院)마다 운영 관리하던 숙박시설인 원우(院宇)를 폐지하고 물화(物貨)를 유통하는 점포(店鋪)와 주점(酒店)을 조성하여 도로 길은 통상(通商)과 교통(交通)의 기능을 하게 된다. 활발한 상거래로 문명문화의 왕래와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천안삼거리는 새롭게 발전되어졌다.

호남대로길 역로는 평택 진위 길을 떠나 성환역 근처 수헐원(수헐리 수홀리) 시름새에서 한 숨을 돌리며 쉬었다. 호서지방에 들어서는 첫 번째 직산 관아문(湖西界首衛門)에 다다른다.

동쪽에 금북정맥(차령산맥) 성거산을 좌측으로 바라보며 남쪽으로 내려오면 차령고개(車峴)가 가로막는다. 고대에서부터 삼국의 국경이 접경되어 동쪽은 신라 남쪽은 백제 북쪽은 고구려로 삼국의 요충지였다. 조선시대에 천안삼거리는 삼기리(三岐里) 세 갈래 갈라지는 곳이라 하였고 차령고개에 가기 전에 이정(里程) 거리가 있는 도리티(道里峙)가 있었다.

길손이 지나는 좁은 삼기리(三岐里)가 길 가리(街), 길거리(距離), 큰길가거리, 삼거리가 되었다. 천안삼거리에서 동쪽으로 갈라져 납은(納銀) 고개를 넘으면 목천 아우내 청주로 통하고 남쪽으로 차령고개를 넘으면 공주를 지나 호남이 된다. 그리고 서쪽은 청수동 용마산(龍馬山) 고개를 넘으면 아산을 지나 호서에 이르게 된다.

북쪽은 천안 신은역(新恩驛) 말거리에서 성거로 하여 직산에서 성환, 안성, 진천으로 갈라진다. 지나온 길에서 갈 거리 방향 길은 삼거리가 된다. 경부선 철로공사로 길손들이 다니던 좁은 길을 큰 길로 넓혀 신작로 삼거리가 됐다.

천안명소로 천안삼거리를 개발하면서 방죽이 있는 쪽으로 신작로에 삼거리를 새로 옮기고 방죽 뚝에 능수버들을 심어 가꾸었다. 천안삼거리는 옛 부터 시대마다 사방에서 엮어져 전해오는 이야기들이 전설이 되어 살아 입으로 전해오고 한(恨) 많은 사연들을 “흥”으로 풀어 낸 민요 타령 가락이 전해오고 있다.

천안삼거리 갖가지 전설들과 흥타령은 시대마다, 지역마다의 정서문화를 가지고 전해오므로 그 시대와 지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재산이다. 천안삼거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지리적 문화와 역사정신을 미래 비전문화로 창조하는 사명이 우리 시대정신이다.

정보통신(情報通信)의 통로가 도로 길에서 철로, 신문, 잡지, 영화, 음반(레코드) 등으로 근대화로 발전하면서 천안삼거리는 전국적으로 알려져 한국문화재가 되었다.

천안을 대표하는 천안삼거리 지리적 고유한 문화성과 역사성에 걸 맞는 관광명소로 개발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원삼거리에 옛 초가집 주막거리가 조성되고 흥타령 춤 축제가 국제적인 규모로 개최되고 있으며 세계 맛거리, 먹거리 박물관이 삼거리공원에 신축된다. 그리고 삼용(마틴) 네거리에 세계 명품백화점이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천안삼거리 방죽 능수버들가지가 물에 닿아 바람 곁에 흔들리며 일으킨 물결의 무늬는 여유와 평안 낭만의 극치의 풍경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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