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동 먹자골목이 과연 ‘문화의 거리’로 거듭날 수 있을까.
천안시가 신부동터미널 맞은편 대로변에 있던 11개 노점상에 대해 강제철거를 단행한 것은 지난 8월21일. 며칠 후면 그로부터 두달이 지나간다.
강제철거된 후 현장에서 대치하던 11개 노점상이 ‘백기’를 들고 철탑공원 수용에 합의하면서 극적 타결된 노점사태는, 그러나 그들이 들어올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현실. 게다가 기존 합의한 4개 노점마저 임시공간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안정적 자리를 찾지 못한 15개의 노점마차중 8개가 철탑공원 뒤쪽으로 안착했다. 자리가 썩 좋진 않지만 ‘이러다 장사조차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함은 해소한 것. 전혁구 신부동상점가상인회장은 “수십개의 노점이 철탑공원 주변으로 들어서고 있어 공간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앞으로 7개 노점마차를 자리배치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노점상 7곳, 아직 자리 못잡아
현재 신부동 먹자골목의 발전방향은 정해져 있다. 노점마차가 자리잡은 후에는 특화거리로 조성하는 것이다. 특화거리 속에는 ‘차없는 거리’로의 전략이 숨어있다. 그래야만 도로변 노점상이 임대방식 등을 통해서 안정적으로 장사할 수 있는 합법적 운영방식이 성립한다.
차없는 특화거리가 되기 위해선 상당한 규모의 주차공간이 필요하다. 상인회는 시행정이 이 문제를 해소해줄 것을 요구하고, 기대하고 있다. 천안시는 먹자골목 인근의 시유지 등에 불당동처럼 ‘주차빌딩’을 설치하는 방안을 열어놓고 있다.
주차빌딩과 병행해 어린이공원으로 돼있는 철탑공원의 용도를 ‘문화공원’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돼야 한다. 먹자골목의 상권활성화는 철탑공원을 공연문화장소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주효하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곳에 보고 즐길 공연이 있고, 노점을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 음식점 등이 포진한다면 활성화도 먼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 현재도 대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젊은이들이 먹자골목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연문화’는 좋은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림법 등의 문제가 장벽이 되고 있다. 그곳 어린이공원을 폐쇄하고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려면 주변지역에 대체부지를 마련해, 어린이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법적근거를 만족시켜야 한다. .
시 산림녹지과 박건서 공원관리팀장은 “어린이공원의 기능이 상실된 지는 오래다. 그렇다고 법을 어겨가면서 용도를 변경할 순 없다”며 “큰 틀에서 천안시 도시계획을 흔들어 대체부지로의 전략을 세우거나, 그렇지 않다면 어린이공원의 법적 틀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높은 부지가격이 형성된 지역에 철탑공원(어린이공원) 크기의 대체부지를 얻으려면 천문학적인 시예산이 투입돼야 할 처지인 것이다. 신부동노점상 문제에 중재자 역할을 맡고있는 인치견 시의원은 “그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로, 기능이 마비된 어린이공원 자체의 법적요건을 살펴 문화공원으로 가능한 범위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외에도 강제철거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일들이 아직 매듭을 짓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시 업무방해한 7명과 동남구청장과 담당과장에게 위해를 가한 노점상인들이 법적문제로 연루돼 있고, 행정집행시 압류당한 신설노점마차 4대(3000여만원 상당)와 시위기간 발생한 주·정차과태료가 상당한 금액으로 잡혀있다.
<김학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