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첫 임시회 시정질문. 몇몇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우선 인치견·황천순 의원에 의해 파워포인트가 처음 등장했다. 질문에도 참여하지 않고, 자리까지 이탈한 의원이 있는가 하면 파워포인트로 문제제기와 대안제시까지 하는 열의가 비교된다. 의회 관계자는 시정질문에서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것과 관련해 “처음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한 사안에 대해 집요하게 폭격하는 것도 낯선 모습이다. 제5산업단지 내 폐기물처리업체 논란과 관련해 유영오·유제국·전종한·주일원 의원이 각각의 시정질문을 통해 반복적이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질타했다.
시행정을 비판하는 수위도 높아졌다.
‘시장이 직접 사과했어야 한다’거나 ‘잘못되면 국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 외에도 ‘무지하다’, ‘거짓말이다’, ‘납득이 안간다’는 등의 말들이 시행정을 향해 쏟아졌다.
기존 잘못된 관행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장면도 포착됐다.
시정질문시 항상 삼분지 일은 자신들의 볼일 때문에 자리에 없다. 휴게실에서 차 한잔 마신다거나 전화통화에 여념이 없으며, 아예 얼굴을 보이지 않은 의원들도 있다.
3일 내내 18명이 85건의 시정질문을 다뤘지만, 당사자 외 보충질의는 딱 2건(인치견·전종한) 뿐이다. 지역현안들이 도마 위에 올라와 ‘팔딱’거리는데 어찌 관심(질문)이 없는지 의아하다. 주명식·김병학 등 일부 의원들은 본인의 질문인데도 아예 보충질의 없이 ‘서면답변’으로 가름해 버렸고, 마지막날 정도희·장기수·김영수·조강석·도병국 의원은 단상에 서보지도 않은 채 폐회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도병국 의원은 가장 많은 11개의 질문수를 가졌지만 모두 서면답변으로 돌렸다. 이런 경우는 처음으로, 한 의원은 “이래도 되는거냐”며 오히려 기자들에게 되물었다.
의원이 개별건으로 묻고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면 굳이 시정질문에 올릴 일이 무엇인가 궁금하다. 또한 질문을 던져놓고 긴장하는 공무원들과 사전협의를 유리하게 이끌어 일찌감치 매듭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공무원은 번거로움을 피하고 문제사안을 덮을 수 있어 좋고, 의원은 자신이 원한 바를 얻을 수 있어 좋은 것. 다행히 제5산단 폐기물처리업 추진경위와 관련해 특별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한 것은 그간 특위활동이 없었던 의회에 ‘신선한’ 바람을 던져주고 있다.
대체로 소리만 요란한 시정질문장. 기자들이 입맛만 다시다 돌아서기 일쑤다. 전반기에서 후반기로 넘어갔지만, 사람이 바뀌지 않으니 내용물도 변화를 보이기가 어렵나 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