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환 개인전이 10월5일부터 서울 종로에 위치한 ‘한벽원 갤러리’에서 열린다.
월간 미술세계 기획의 변영환전은 돈을 소재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퍼포먼스 작가로서, 이번에도 현실세계를 맹렬히 비판하는 그의 철학과 사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머니토피아(돈과 유토피아의 합성어) 황금만능세태를 신랄히 비판하며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의 돈’을 역설하고 있다.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자본보다는 예술이 앞선다’는 걸 솔직히 표현한다. 즉 물질문명은 인류의 고귀한 정신적 가치들 앞에 위축되는 존재일 뿐이다. “오늘날 현대미술은 그 자체로 자본 위에 성립하고 있음에도 순수의 성역을 자처하고만 있다”는 그는 “예술이 갖는 순수성과 자본과의 관계를 부정하진 않지만, 대신 좀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물질만능이란 주제를 전시공간에 끌어들여 21세기를 지배하는 거대 이데올로기인 돈에 대해 고찰함으로써 다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자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쩐의 이야기’는 크게 피에타와 돈꽃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일종의 설치미술로 전시장 가득 돈바다를 이룬다. 이를 위해 20여개의 마네킹이 동원돼 난장판을 일군다. 쩐의 피에타, 한마디로 쩐의 피해자를 안고있는 슬픔의 시간. 오늘의 피에타는 도처에서 살아 꿈틀거리고 있다.
돈꽃은 그야말로 동전으로 만든 꽃다발이다. 진짜와 가짜가 구별되지 않는 돈다발은 꽃의 형태로 변화해 눈길을 끈다. 트라우마는 현대인의 신체에 세균처럼 박혀 상흔을 남긴다. 황금만능주의의 괴력은 인체만 파먹는 것이 아니라 나무나 돌, 심지어 지구도 가리지 않고 파먹는다. 생각하는 사람도 돈다발 아래서 혹은 돈바다 위에서 고민한다.
변영환 작가는 “돈의 바다에서 일생을 허부적거리는 현대인의 단면을 상징화하면서 일궈낸 작품”이라고 밝힌다. 윤범모 미술평론가는 그의 작품을 보며 “현대사회의 단면을 동전으로 이렇듯 흥미로운 미술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호평했다.
변 작가는 동국대 미술학과와 단국대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후 국내외에서 모두 17회의 개인전과 100여 차례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천안작가중 한 사람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