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있는 9월달은 아무래도 공연이나 행사가 적다. 들뜬 분위기에다 명절 씀씀이가 많을 것을 예상해 긴축재정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초순 '천안 예술의전당'을 개관하면서 천안시민들은 좋은 공연물을 볼 기회가 늘어났다. 지난 7일 ‘광화문연가’가 개관기념으로 무대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수준높은 공연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예술의 전당 개관으로 지역 문화공연 마니아들의 시름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편당 수만원의 관람비가 들다보니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야 할 형편. 한 시민은 “기념될 날이나 꼭 봐야 될 것 외에는 자주 찾기가 어렵다”며 “천원의콘서트나 시 기획공연 같이 종종 일반 서민이 볼 수 있는 가격대이면서도 괜찮은 작품들에 신경써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그로 인한 고용불안, 게다가 명절까지 겹친 9월. 사람들이 공연장을 많이 찾을 지는 미지수. 다행히 명절이 주말에 끼여있고 많이 간소화되면서 오히려 명절연휴의 짬을 문화관람 등으로 보내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혼을 노래하는 장사익 소리판 '역(驛)'
우리시대 최고의 소리꾼, 장사익의 '장사익소리판 역'이 21일 오후 7시30분 개관특별기획공연으로 천안 예술의전당에 선다.
45세 늦깎이 나이로 무대에 선 장사익(63). 정통국악도, 대중가요도 아니지만 애잔한 정서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진정한 소리꾼이다. 해외공연은 물론 국내공연에서도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각광받고 있는 가수이다.
1집/ 하늘가는길 출반(1995년)
2집/ 기침 출반(1997년)
3집/ 허허바다 출반(2000년)
4집/ 꿈꾸는 세상(2003년)
5집/ 사람이 그리워서 출반(2006년)
6집/ 꽃구경 출반(2008년)
실황음반/ 따뜻한 봄날 꽃구경(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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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완행열차’가 생각난다. 교통편이 마땅찮은 70·80년대 시절 빠름의 대명사로 알려진 기차지만, 완행열차만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거북이처럼 느릿거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당시 서민들의 발이 돼 준 완행열차의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가벼운 몸짓으로 둥실 춤추며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 휘날리듯, 나이를 잊고 노래하는 장사익. 폭발하며 부르던 '찔레꽃'도 세월의 무게만큼 더딘 물결처럼 수수하다.
장사익 소리판 ‘역’은 작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콘서홀의 유료관객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지방 5대도시 또한 전석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중음악에서 금기시하는 죽음의 노래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확인케 하는 노래들로 대중과의 소통을 꾀하는 장사익. 이번 공연의 주제 또한 우리들 삶을 반추하는 노래들로, 스쳐 지나가는 역을 통해 반복되는 삶의 일상을 노래한다.
1부에서는 여행, 역, 산너머 저쪽, 허허바다를 열창하고 2부에는 기형도 시인의 엄마걱정, 꽃구경, 이게 아닌데, 찔레꽃 등으로 새롭게 선보일 노래와 귀에 익숙한 노래들이 등장한다. 3부에서는 장사익 특유의 감성으로 재해석되는 기존의 가요들이 꽃피는 봄날 흥겹게 펼쳐질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우리 일상에 장사익의 노래들은 따뜻한 세상, 향기 가득한 세상을 꿈꾸는 희망의 역으로 향할 것이다.
천원의콘서트 ‘너의 마음을 안아줄께’
9월14일(금) 천원의 콘서트는 '너의 마음을 안아줄께'란 부제의 공감콘서트로 치러진다.
이날 오후 7시30분 시청 봉서홀 무대를 꽉 채우는 건 천안시 충남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조주우). 사회는 임준영·김수희가 보고 박혜진(국악가요), 리듬사이트(댄스), 민은홍(성악) 등이 객원으로 선다. 공연은 창작 국악관현악을 비롯해 영화OST, 퓨전음악 등으로 꾸며진다. 90분 공연에, 전석 2000원으로 저렴하다.
같은 시간 천안시민문화여성회관 신부문화회관에서는 천안시 소년소녀합창단 ‘제6회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천안시립합창단원인 김기흥(38)씨가 소년소녀합창단의 활성화 및 대중화란 꿈을 안고 열악한 형편에서 시작, 벌써 6회째를 맞고 있다.
14일은 오후 8시 입장면 입장초등학교에서 천안문화재단 주관의 ‘반딧불음악회'도 열려 입장주민들에게 모처럼 찾아가는 음악회의 맛을 전해줄 예정이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구성한 반딧불음악회는 가벼운 듯 하면서도 좋은 공연물이 무대에 오르고, 지역적 특성을 영상미로 담아 홍보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음날인 15일(토)은 오후 7시 천안 예술의전당에서 '레 뮤지시앙'의 창단연주회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9월24일(월)에는 피아노로 연주하는 심포니축제가 문을 연다. 한국비상피아노협회의 제13회 정기연주회로, 25명이 출연해 멋진 피아노 선율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비상피아노협회’는 1999년 강성애 교수가 천안 나사렛대학교에서 ‘피아노 앙상블클래스’를 개설한 것이 단초가 됐다. 2000년 두번째 수강생들과 11월에 연주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면서 ‘비상’이라는 타이틀로 시작했으며 계속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2009년 9월에는 서울과 천안에서 비상 10주년을 맞는 기념음악회를 가진 바 있으며 이후 꾸준한 연구와 우정을 돈독히 하기 위해 한국비상피아노협회를 창설했다. 이 협회원들은 피아노 앙상블 정기연주회와 비상피아노페스티벌을 매년 정기적으로 무대에 올리며 다양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김학수 기자>
지역적인 것이 좋은 것… ‘첫 유관순음악제’
1부 유관순합창제, 2부 전국 유관순 아마추어성악경연대회 예정
9월28일에는 ‘2012 제1회 유관순음악제’가 펼쳐진다.
민족독립운동에 앞장선 대표적 인물로, 천안이 배출한 유관순 열사를 기리며 나라사랑에 관한 노래를 불러 애국애족정신을 고취시키고자 천안음악협회가 나섰다.
실제 유관순음악회는 김재복(51) 천안음악협회장의 오랜 구상이기도 했다. “예술은 지역적인 것에서 출발한다”는 그의 의지가 지금껏 창작뮤지컬 ‘삼거리연가’나 ‘오룡아줌마(결혼대작전)’을 탄생시켰다.
천안시립합창단 부지휘자이기도 한 그는 오는 11월 ‘위례성’이란 작품을 봉서홀 무대에 올릴 예정이기도 하다. 그는 젊은 시절, 일본의 어느 시립가극단 공연을 보면서 지역적인 공연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번 제1회 유관순음악제는 9월28일 오후 2시 천안 병천의 유관순열사기념관 사적관리소 야외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1부는 천안유관순합창제(구 천안합창제)로, 전국에서 초청된 5개 합창단의 합창을 통해 애국애족의 또다른 외침을 들을 수 있을 보인다. 2부는 전국 유관순 아마추어 성악경연대회로 치러진다. 만13세(중1) 이상 성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지만, 전문대학 이상의 재학생과 졸업생 성악전공자는 제외된다. 참가신청은 8월28일부터 9월28일 당일 현장접수까지 받을 예정이며, 참가비는 3만원을 책정했다.
참가자들이 부를 수 있는 1개곡목은 나라사랑에 관한 것이어야 하며, 애국과 관련한 것이라면 인물, 역사, 지역, 사물, 환경, 정신 등 어떠한 것이라도 상관없다.
문의: 천안음악협회(010-4140-4533)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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