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추석은 9월30일(음력 8월15일)로, 앞으로 두 번의 주말이 남았다. 추석명절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벌초’가 선행된다. 벌초(伐草)란 ‘무덤의 잡풀을 베고 다듬어서 깨끗이 하는 것’이란 사전적 의미를 담고 있다.
벌초는 추석 이전에 조상의 묘에 자란 잡초를 베고 묘 주위를 정리하는 풍속으로, 주로 백중(음력 7월15일) 이후부터 추석 이전에 이뤄진다. 일부 지역에선 ‘금초’라고도 한다.
벌초사고 ‘대비가 중요해’
문제는 벌초를 하면서 사고가 많다는 것이다. 벌초를 위해 산을 오르다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일이 잦고, 예취기를 사용하다 크게 다치는 경우도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소방본부 통계에 따르면 매년 벌초작업이 집중되는 추석 2~3주 전 주말에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초는 해야겠고, 그러다보면 사고를 당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전문가들은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벌은 주로 나무의 빈 구멍이나 바위 밑, 또는 땅속에 집을 짓고 산다. 만일 산속에서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조용히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벌떼로부터 공격당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수건이나 손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 당황하지 말고 벌집에서 떨어져 팔로 머리를 감싸 보호하고, 머리를 땅쪽으로 낮추고 엉덩이를 높인 채 1~2분 정도 가만히 있으면 벌쏘임이 적다.
벌에 쏘인 부위의 침은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밀어서 독침을 제거한다. 만일 얼음이나 차가운 물이 있으면 물수건 등으로 쏘인 부위를 맛사지하고 진통소염제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른 후 그늘에서 안정을 취한다.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의식이 몽롱해지는 증상이라도 있다면 곧바로 병원진찰이 필요하다.
벌은 강한 냄새에 자극받는다. 밝은 색 계통의 옷이나 향수, 향이 진한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등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산소 주변에 음료나 과일 등 당분이 많은 음식들을 두는 것도 벌을 유인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벌과 함께 사람을 위협하는 것이 뱀이다. 뱀은 절대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고 알려져있지만 풀숲에서 본의 아니게 뱀을 밟거나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뱀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일단 등산화나 군화를 신는 것이 좋다. 또한 풀숲에서 벌초작업을 하는 것이니만큼 상의와 하의 모두 긴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뱀에 물렸다면 상처부위에서 심장쪽으로 5~10㎝ 위쪽으로 신발끈이나 손수건 등으로 꽉 묶어 독이 퍼지는 것을 막은 후 119에 신속하게 구조요청하면 된다. 뱀에 물린 사람은 눕혀 안정시키고 움직이지 않는게 좋다.
벌초작업에 발생할 사고를 대비해 반드시 해독제와 지혈대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벌과 뱀과 달리 예초기 사고는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벌초시 예초기는 흉기로 변하기 쉽다. 고속회전으로 인해 쇠날에 부딪쳐 돌이 튕겨지면서 부상을 입기도 하고 때로는 쉬날이 부러져 큰 상처를 입거나 사용미숙으로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예초기 사용시 칼날이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하고 목이 긴 장화나 장갑, 보호안경 등 안전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벌초작업을 하던 중 예초기 칼날에 다쳤을 때에는 깨끗한 물로 상처를 씻고 소독약을 바른 후 상태에 따라서는 깨끗한 수건이나 천으로 감싸고 병원에 가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예초기를 사용하다가 눈에 파편이 들어갔다면 비비지 말고 즉시 의사에게 검진받아야 한다.
벌초에 앞서 예초기의 조임부분이나 나사 등 빠짐이 없는지 정비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