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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맞는 화가분들, 함께 해줄 수 있을까요?”

희노애락/ 서병현(69·한국전사 공장장)

등록일 2012년09월1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에 하나뿐인 전사업체, 한국전사. 그곳 공장장인 서병현(69)씨가 지역사회에 SOS를 보내고 있다.

“한때 잘 나가던 전사업체는 이제 사양산업이 됐습니다. 디자이너가 생명인데, 인건비 부담으로 한명도 두지 못하는 실정이죠. 우리의 사정이 이러하니 이해하는 몇몇 지역화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0여년 전, 몸뚱아리와 열정만으로 5살 위 친형과 전사업체를 꾸려나간 서씨. 한때 40명 넘는 직원을 부린 적도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어려워지더니 지금은 10명도 안되는 직원만이 ‘의리’를 앞세워 남아있다. 물론 인력이 준 것은 자꾸 첨단화되는 작업환경의 영향도 없지 않았다.

안타까움도 있다. 아무리 사양산업이 됐다 하지만 그간 연구·투자하면서 활로를 모색, 변화를 꾀했다면 충분히 기호산업으로써 승산있는 사업이 됐을 것이었다.

30여년간 전사업체를 이끌고 오면서 세월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지만, 그렇다고 서씨의 기개가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요즘도 꿈을 꾼다. 예전처럼 40명의, 아니 400명의 직원이 함께 하고 쉴 새 없이 기계가 움직이는 소리를….

며칠 전 그는 성정동 골목길을 우연히 지나가다 ‘한지공예 공방’을 발견하고는 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혹여 디자인의 끈이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한 것이다. 요즘 전사의 대세가 번짐의 효과이고 보면 한지에 그림을 그리거나 했을때 그같은 것이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기자를 반갑게 맞이한 서씨는 또다시 부탁 아닌 부탁을 한다. “화가분들을 많이 아신다면 식구처럼 우리의 어려움을 살피고 디자인적으로 도움을 줄 있는 분이 없을까요.”

 


지금은 스스로 창의적인 디자인을 얻기도 힘들고, 고객이 디자인을 주문해도 난감한 상황에 부딪치고 있다는 그. “디자이너를 둘 경제력만 된다면 벌써 뒀죠. 예전, 있었던 디자이너마저 내보낸 처지에서 지금은 그저 누군가의 도움만이 절실합니다.”

‘도움’이라는 앞에 대가를 앞세우는 사람과는 요즘형편에서 인연을 끌고가기가 어렵다. 서씨는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그렇다고 무조건 공짜도움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 분 덕으로 우리가 잘되면 얼마라도 보답해 드려야죠. 적어도 성의표시는 하겠다는 겁니다. 도움이 크면 큰 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그런 인연을 맺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서씨는 자신의 평생일터가 다시한번 날개짓을 펼칠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컵이나 접시 등에 새길 매력적인 디자인이 많아야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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