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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중에서 교직 생활 35년을 마감하며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천안중 교사, 국학박사) 신상구(辛相龜)

등록일 2012년08월2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누가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다고 했던가. 벌써 2012년 8월 말 정년퇴임이라니, 정말로 잘 믿기지가 않는다. 지난 교직생활 35년 4개월 동안 그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다 보니 어느새 정년퇴임을 맞이한 것이다.

나는 한국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50년 6월 25일 충북 괴산군 청천에서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향리에서 백봉초등학교와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교육도시인 청주로 유학 나와 청주고를 42회로 졸업했다. 1970년대 초 제1차 오일쇼크(oil shock)가 세계경제를 강타하여 한국경제가 고물가 저성장의 늪인 스태그플레이(stagflation)에 허덕일 때에 청주대학 상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육군현역으로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제대하자마자 열심히 취직시험 공부를 하여 치열한 입사 경쟁을 뚫고 한국상업은행 종로구 재동지점에 입행해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해 지난 1977년 4월 18일 조치원중학교에서 처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조치원중 재직 시에 충남대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한국 인플레이션 연구」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5년간 근무한 후 조치원여고, 삽교중, 한내여중, 천안여중, 태안중, 천안북중, 천안중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교직생활 35년 4개월을 회고해 볼 때 문제 학생들이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일탈언행을 일삼고, 교양이 없는 학부모들이 자기 자식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함부로 항의하여 어려움을 겪은 적도 많았다. 그렇지만, 문제 학생들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일류대학에 진학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사회에 나아가 좋은 직장을 잡고 성공하는 모습을 볼 때에는 보람을 많이 느끼게 된다.

교직생활 35년 4개월 동안 내가 가장 역점을 두어 추진했던 것은 사회과 교육과정의 지역화, 자연 정화 및 보호 활동, 통일안보교육, 학생 글짓기 지도와 통합논술반 운영 등이다. 그리고 사회활동으로는 지역개발학회 회원, 향토사연구회 회원,『태안군지』와『천안교육사』집필위원, 시도 동인, 대전문화역사진흥회 부설 충청문화역사연구소 소장,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약하면서 4권(2권은 공저 시집)의 단행본과 49편의 논문을 발표하여 지역과 국가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2회 수상한 것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삽교중에 근무할 때에는 숙명여대 설립자인 임숙재(任淑宰, 1891-1961) 박사를 연구하여 국사편찬위원장상을 수상했고, 태안중에 근무할 때에는 충남 태안지역의 무속문화를 한국 최초로 현장 조사하여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천안북중에 근무할 때에는 쓰레기 종량제를 한국 최초로 조사 연구하여 환경교육에 활용한 결과 푸른기장(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통합논술에 대한 논문을 한국 최초로 학술지인『교육연구』에 발표하여 KBS 중앙방송국에 출연했으며, 대전 <시도(詩圖)> 동인으로서 향토 시작에 정진하여『문학 21』에 시인으로 등단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충남의 명문교인 천안중에서 5년 반 동안 근무하다가 때마침 천안중 개교 60주년을 맞이하여 정년퇴임을 하게 되어 정말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내가 천안중 교직생활 5년 반 동안에 경험했던 것 중에서 영원한 추억으로 기억될만한 것으로는 지난 2008년 말에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이백하 선생을 2년 반 동안 조사 연구하여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을 수상한 것, 2009년 말에 천안중 교지인『천웅(天雄)』 제7호에 「천안중학교 60년사」를 기고한 것, 2011년 8월 말에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로 한국에서 두 번째로 국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뮈니뭐니해도 천안중 재직 시에 <향토역사반>을 조직하고 천안중 주변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를 찾아다니며 체험활동을 하고 자연정화활동을 전개한 것과 <통합논술반>을 조직하고 통합논술을 지도한 결과가 언론을 통해 전국으로 소개된 것 등이 가장 보람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천안중에서 많은 학생들에게 사회와 역사를 가르쳤지만, 특히 2년 전 1학년 때에 나에게 사회를 배웠던 천안중 3학년 윤석훈 학생과 1년 전에 나에게 사회를 배웠던 천안중 2학년 유혜상 학생이 지금도 내 기대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게 올곧게 꿈나무로 자라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오랫동안 보람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한편 지난 교직생활 35년 4개월 동안에 가장 아쉬웠던 점은 입시 위주의 지식 중심 교육에 치중하다 보니 21세기에 우리 조국이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도덕적이고 애국심이 강한 글로벌 인재를 많이 양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에 성공하여 선진국으로 도약하면서 세계 중심국가로 발전하고 있지만 교육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을 남발하는가 하면 교사들에게는 아무런 권한도 주지 않고 학생인권조례를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바람에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교직환경이 점점 더 나빠져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교권이 위협을 받고 있어 교육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앞으로는 국가가 교육투자를 획기적으로 많이 늘려 교육환경을 대폭 개선하고 학생인권조례를 재검토하여 개선하는 한편 범국민적으로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교권 옹호를 위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으로 우리 후배 교사들이 보다 좋은 교직 환경 속에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함으로써 교육력이 많이 향상되어 창의적이고 도덕적이고 애국심이 강한 글로벌 인재를 많이 양성함으로써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가까운 장래에 세계 중심 국가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아무튼 나는 2012년 8월 말에 교직을 정년퇴임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다행히 교직을 퇴직한 후에도 연금을 받게 되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할 일이 많아 행복하다. 나는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부설 충청문화역사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면서 향토의 역사와 문화를 계속 조사 연구하여 향토사 정립에 기여하고, 평생교육기관이나 대학에서 후학들을 많이 양성해서 지역과 국가 발전에 나름대로 이바지할 각오이다.

끝으로 명문 천안중학교가 개교 60주년을 맞이하여 명실상부(名實相符)하게 더욱더 발전하여 지역과 국가 발전에 보다 더 많이 기여하길 바란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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