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강과 호수에 녹조현상이 심해지면서 식수를 위협하고 있다. 북한강 일대와 팔당댐 상류는 조류주의보가 내려져 있으며, 한강도 조류주의보 발령여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충청권의 식수원을 담당하는 대청호도 비슷한 상황. 녹조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조류농도가 주의보 수준에 근접해 있다. 환경당국은 유례없는 가뭄과 폭염에 따른 ‘수온상승’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4대강 사업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내놓고 있다.
자체수질검사 안전 ‘보통때와 같아’
천안시의 식수를 담당하는 대청댐 물도 녹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천안시민 60만명의 식수해결의 93%는 대청용수에 의지하고 있다. 인근 아산시 또한 대청호 의지율이 80%로, 충청권 식수원의 대부분을 대청호가 해결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대청댐관리단은 8일(수) ‘충북 옥천군 군복면 추소리 앞에 녹조덩어리가 떠다니면서 심한 악취를 풍겨 수면에 고인 물을 순환시키는 수차 5대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녹조가 호수 하류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길이 60m, 깊이 7m의 대형수중차단막을 설치하는 등 긴급 방재대책에 나섰고, 4일간 10㎥ 가량의 녹조덩어리를 긴급 수거하기도 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이번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회남수역은 취수원인 추동취수탑과 14km 이상 떨어져 있어 취수원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천안시 수도사업소도 비상이 걸렸다. 신은수 급수과장은 9일 담당직원들과 대청호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현 상황을 점검하고 대비책을 강구했다. 신 과장은 “녹조발생으로 우려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녹조가 미치지 못하는 깊은 곳의 물을 끌어올려 공급하고 있어 별 문제 없다는 설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시 수도사업소도 매일 물 상태를 확인, 물에서 검출되는 성분이 예전과 똑같다는 점에서 안심하고 있다. 신 과장은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도 긴급한 출장을 취소하고 비상대기하고 있다”며 “현재 비가 오고 있고, 며칠 사이 중부지방에 폭우소식이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김영태 관리과장도 지난 96년경 있었던 관내 녹조문제를 언급하며 “당시 안서호가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녹조현상이 심했지만 상류쪽 물암리의 차가운 물을 방류했더니 바로 없어졌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차가운 물이 공급되거나 비가 와서 수온이 떨어지면 조류는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뒤 미생물에 분해되는 과정에서 산소부족으로 물고기가 폐사하기도 하고, 독성물질이 남아 또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