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기본설계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천안시는 ‘호국충절관광벨트화사업’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날 오후 2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최종보고회는 성무용 시장과 관계공무원, 자문교수단, 용역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용역을 맡은 ㈜한국종합기술은 관광벨트화와 관련 횃불도보길 조성, 병천순대거리 테마화, 유관순열사기념관 리모델링, 김시민·홍대용 선생 생가복원, 유관순생가 정비사업에 대한 기본설계안을 설명했다.
‘횃불도보길’은 3·1만세길(병천사거리~유관순열사 사적지), 유관순탐방길(유관순사적지~조병옥박사 생가), 조병옥길(조병옥박사 생가~홍대용선생 생가지), 홍대용길(홍대용선생 생가지~홍대용선생 묘), 김시민길(김시민장군 생가지~홍대용선생 묘) 등 5개구간으로 모두 10.5㎞에 이른다.
‘병천순대거리 조성사업’은 병천순대거리를 명소화하는 것으로, 병천사거리에서 아우내 옛날순대구간 496m의 환경을 정비하게 된다. 공원확장, 전선지중화, 교차로개선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홍대용·김시민 생가를 재현하고 유관순열사 생가를 정비할 계획이다.
홍대용 선생 생가는 조선후기 충청도 지방의 상류계층 살림집을 재현하고, 생가터로 전해지는 대지의 상황을 최대한 살리도록 했다. 또한 담헌의 탐구정신을 음미하고 학습할 수 있는 교육현장 가치에 비중을 두겠다는 발상이다. 김시민 장군 생가도 조선중기 충청도 지역 무인가계를 잇는 중류계층의 주택으로, 지방무관의 살림집을 재현하고 장군의 생애를 조명할 수 있도록 전시관도 조성하게 된다.
또한 유관순 열사 생가정비사업과 관련해 생가와 교회는 보존하고 관리동은 유물전시관으로 활용하는 한편 홍보관과 간이매점을 건립한다는 방안이다.
시는 최종용역보고회를 통해 기본설계계획을 최종 수정·보완하고 실시설계를 거쳐 2013년 하반기부터 사업을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시설과 중복성’ 조정주문
용역기관은 호국벨트화 사업과 관련해 간략하게 보고했다. 홍대용 선생 생가복원에 대한 고증이 어려워 시대적으로 유사한 홍성 조응식 가옥을 참조하는 방안을 밝혔고, 홍대용 선생의 농수각은 창덕궁 능허정을 본따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시했다. 호국벨트화 사업에 드는 전체비용은 238억원으로 추정했다.
토의에 이르러 김영석 천안시 사적관리소장은 “유관순 열사 홍보관과 간이매점은 기존에 있으므로 중복이 된다” 지적하고 “수장고도 기존에 있는 지하수장고를 리모델링해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50㎡로 협소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검토해볼 필요가 있음을 제안했다.
이명범(청주대) 정책자문교수는 “막연히 복원접근보다는 이용객을 추산하고 전국적 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선결문제”라고 내다보며 “또한 내용적으로도 스토리가 없다. 횃불도보길은 도로정비수준으로, 호국관광상품이 뭔지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폄하했다. 이에 대해서는 정형교 시 복지문화국장이 “이미 천안시 종합관광계획에 따른 정비가 있었으며, 이번 사업은 일부 정비하지 못한 부분을 채우는 형식”이라고 해명했다. 덧붙여 용역기관에 “사업에 병천순대골목 간판정비사업까지 포함해 특색거리란 이미지를 높여주면 좋을 듯하다”고 주문했다.
이명범 교수는 “큰 돈 안들여도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한가지 방법이 바로 조경처리”라며 “거리가 휭한 병천순대거리에 가로수를 특화시켜 인상깊게 만드는 방안을 강구하면 좋겠다”고 했다.
여러 의견을 들은 성무용 시장은 용역기관에 두가지를 주문했다.
정비된 기존시설을 잘 엮고 활용하면 현재 250억원 가까운 예산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과, 관광지를 천안으로만 한정하지 말고 인근 아산의 이순신, 진천의 김유신, 더 나아가 예산까지 아우르는 연계관광계획을 세우면 더욱 효과적인 상품이 될 것이라고 손봐줄 것을 당부했다. 성 시장은 “적은 예산으로 관광에 역사성까지 따져 좋은 관광상품을 만들기는 무척 힘들겠지만 그래도 그런 방향으로 준비하자”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