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무진 좀 관심가져 주세요.”
입장면 유리에서 선인장 농장을 경영하는 윤중근(53)씨. 그의 희망찬 고민이 시작됐다.
안주원씨 등 천안화훼농촌지도자회 20명이 영농조합법인 해무진을 결성하고 지금껏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열정을 불태우고 긴 밤을 지샜을까.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해무진 6종세트’. 치약, 썬크림, 샴푸, 클린징 폼, 클렌징 워시, 미스트다.
해무진 6종세트가 출시된 후 그는 더욱 바빠졌다. 지역농산물로 ‘해무진’을 만들어내긴 했는데, 과연 상품이 먹힐까 하는 것은 또다른 숙제. 그의 본업인 선인장 농장도 가족에게 맡겨놓고 동분서주, 해무진의 ‘진가’를 알리는데 하루해가 짧다. 천안시청 브리핑실을 찾아 기자들을 상대로 지역농산물을 주원료로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품홍보에 열을 내고, 개별적으로 매스컴을 상대로 한 홍보에 주력했다.
별다른 ‘대가’ 없이 상품홍보를 부탁하는 건 그에게 있어 무척 쑥쓰러운 일. 그러나 일반제품이 아니라는데 그의 자신감이 활기차다. “해무진은 바로 지역농산물이잖습니까.” 바로 ‘향토’를 앞세운 논리인 것이다.
일견 맞는 말이다. 도·농복합도시인 천안은 행정에서 상당한 예산을 지역농업에 지원하고 있다. 이미 실패한 농촌, 밑바닥까지 곤두박질친 농업, 그런 곳에 시는 다양한 사업지원을 하고 있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 같은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 농촌의 뜻있는 생산자들이 모여 제품을 통한 수익창출을 도모하는데 지역사회가 관심가져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윤씨의 생각으론, 권투로 비교하면 4라운드 경기에서 1라운드를 유리하게 이끈 상황이다.
“이들 6종세트에는 우리들이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과 인삼, 허브 등이 주재료로 들어갔습니다. 피땀흘려 재배한 지역농산물이 제품을 통해 판매될 수 있다는 건 꿈같은 일입니다. 잘만 팔린다면 안정적인 농가수익으로 그만입니다.”
바로 이윤이 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조급하다고 될 일은 아닐 것. ‘양심적이라면 4·5년 후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는 현실에 안주해서 안된다는 걸 안다.
“지금보다 질도 더 높이고 상품디자인도 더 세련되게 해야겠습니다. 또 지금은 6종세트 아니면 개별상품 뿐이지만 3종이나 4종세트도 개발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문의: 041)585-0577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