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이라 함은 소유자 또는 관리자 없이 도로·공원 등의 공공장소에 나돌아 다니거나 내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말한다.
천안시는 성환읍 매주리 727번지에 유기동물보호소가 있다. 한샘동물병원(대표 한명현)이 위탁·운영하는 이곳은 대부분의 지역이 그렇듯 열악하기만 하다.
천안시는 2010년 859마리의 유기동물을 포획했다. 이중 반환 43마리, 분양 338마리가 이뤄졌지만 인도적 처리(안락사)가 409마리에 이른다. 2011년에는 1006마리의 유기동물이 포획됐으며 반환 68마리, 분양 394마리, 그리고 2010년과 마찬가지로 409마리가 인도적 처리됐다. 유기동물의 대부분은 개와 고양이인데, 지난해의 경우 10마리당 개가 차지하는 비율이 6~7마리에 이른다.
물론 이들 포획된 유기동물이 전부는 아니다. 신고 등을 통해 전체중 일부 유기동물을 포획하는 것을 고려하면 천안 관내 유기동물은 훨씬 많은 숫자를 헤아린다. 특히 고양이는 애완용 외에 길거리고양이(일명 도둑고양이)가 도심에서 나름의 생태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시 축산식품과의 유기동물처리 담당인 이광선씨는 매년 400마리가 넘는 유기동물이 인도적 처리가 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유기동물, 10마리중 4마리꼴 안락사
성환읍 매주리에 있는 유기견보호소에는 1·2년생부터 10년 이상된 애완견이 있다. 이들은 길거리를 떠돌다가 사람들에 의해 신고돼 포획된 후에는 주인을 찾거나 죽음을 맞는다. 문제는 10마리중 4마리가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죽음을 맞는다는 것.
부모가 아이를 대하듯 애완견도 아프면 병원가고, 맛있는 음식(사료)을 먹이고 매일 목욕까지 시켜준다. 값비싼 옷을 입히고 수백만원짜리 수술도 마다 않는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는 애완견은 가족 구성원으로도 손색없다. 두정동에서 애완견을 잃어버린 한 시민은 ‘100만원’이란 현상금까지 걸기도 했다.
이광선씨는 버려지는 이유에 대해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비용측면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애완동물에 들어가는 비용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보통 1년 중 휴가철인 7월과 8월 유기동물 발생건수는 폭증한다. 2010년을 예로들면 월평균 발생건수가 64건이던 것이 7월과 8월 각각 115건과 107건으로 높이 뛰었다.
유기견은 2008년 400마리 정도였으나 2009년 490마리, 2010년 599마리, 그리고 2011년에는 677마리에 이른다.
현재 천안시 유기동물보호소를 운영중인 한명현(한샘애견동물병원) 원장은 유기동물 방지책으로 몇가지를 언급했다.
근본적으로는 애완동물(애완견)을 키울때 좀 더 정확한 마음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롱부리는 애완견만 생각하지 말고, 그에 따르는 의무를 감당할 수 있는지 사전판단이 중요하다는 것.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려지는 유기견들에 대한 대책이다. 이들 유기견들은 주인을 만나고 못만나는가에 따라 삶과 죽음을 선택받는다. 즉 유기동물보호소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사안이다. 요즘은 방송 등에서 조금 알려진 관계로 분양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일부 유기동물보호소를 찾기도 한다. 유기견 분양은 진심으로 대해줄 수 있는 사람에 한해 무료분양을 실시한다.
최근에는 ‘동물등록제’를 시행하고자 2009년부터 부산과 인천, 제주, 경기 일원에서 시험시행중에 있다. 이같은 동물등록제는 생체주입형마이크로칩 또는 인식표를 부착해 분실시에도 쉽게 주인을 찾을 수 있는 제도이며, 그렇기에 함부로 버릴 수도 없게 된다. 정부는 2013년부터 동물등록제를 전국에 확대시행할 예정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