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단오축제'가 병천 아우내장터에서 열렸다.
동남구 문화원이 시 보조금을 받아 주관한 단오축제는 지난해와 같은 장소에 같은 모양으로 설치`운영됐다. 평소 주차장으로 쓰여지는 곳에 메인무대를 설치하고, 그 주변으로 각종 민속놀이 부스를 설치해 관람객이 자유롭게 즐기도록 했다. 민속놀이로 등장한 것은 줄다리기를 비롯해 비석치기, 투호, 널뛰기, 윷놀이며 이외 먹을거리로는 무료국수와 떡이 제공됐다.
"외래문화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전통문화를 지키고 누리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이처럼 단오축제 등을 통해 잘 지켜주고 이끌어 달라. 오늘은 병천 뿐 아니라 동부6개면이 즐기는 날이다."
성무용 시장이 인사말에서 밝힌 것처럼 이곳 단오축제는 동부6개 읍면을 위한 행사로, 관람객 대부분은 주변에 사는 노인들이 차지했다. 김동욱 시의장과 양승조 국회의원을 비롯해 몇몇 정치인들도 눈에 띄었다. 김 의장은 "지난해보다 곱절은 더 온 것 같다"고 말했지만, 조금 규모있는 동네 경로잔치 수준을 벗어나진 못했다.
몇몇 인사들의 축사로 진행된 개회식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개회식이 끝난 후 간단한 줄다리기가 열린 후 관객의 대부분인 노인들이 찾은 곳은 바로 무료식당. 맛난 국수를 제공하는 간이식당은 노인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식탁없는 의자에서 국수를 들고 먹거나,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국수그릇을 비웠다. 아쉬운 장면이기도 했다.
민속놀이 부스는 '장식용'처럼 사람이 없었다. 딱딱한 바닥에 비좁은 공간은 무료한 사람들이 한번 만져보고 던져보는 수준. 그나마 널뛰기와 떡메치기는 간간히 구경꾼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행사를 '성행'시키는데 일조했다.
이번 단오축제는 홍보면에서도 부실했다. 시는 관련 보도자료를 내지도 않았고, 이같은 이유 등으로 축제에 대한 언론보도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단오와 관련, 시가 유일하게 지원한 행사이면서도 시민을 외면해 병천 시내를 구심점으로 한 동네축제로 치러졌다.
한편 단오축제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시는 기존에 지원했던 25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줄였다. 또한 전에는 아우내장터에서 했던 공연을 도로 건너편으로 이동한 것과 관련, 동남구 문화원은 '장터공연이 상인과 구매자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