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때문에 웃고울고… 힘들때도 있지만 그 애들 때문에 사는 맛이 납니다.”
평범주부 김 선(37)씨의 ‘얼쑤(청소년동아리)’ 자랑이 대단하다. 특히 얼쑤의 탄생비화부터 남달라 얘기를 하다 보면 몽글몽글 눈가에 희노애락이 서린다.
“얼쑤의 탄생은 2010년 지적장애를 가진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 3명에게 풍물을 가르치면서부터였죠. 풍물굿을 배우는 자체 이외에도 이들에게는 정신치료가 되기 때문에 부모들의 관심도 컸어요.”
풍물굿을 배우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던 차, 2011년에는 정부지원으로 장애청소년을 모집해 본격적인 배움이 시작됐다.
전체적으로 부모들의 비용부담이 ‘반’이 안되니 어려운 숙제가 해결된 것. 10명 정도로 출발한 아이들은 힘껏 실력을 키우면서 이제는 각종 행사무대에 ‘초청’되는 즐거움도 누린다.
“아이들이 악기 배우는데 서투를 거라 생각들 하시죠? 아니에요. 아이들마다 다른데, 어떤 아이들은 가끔 ‘절대음감’을 보여줘 우리들이 혀를 내두르기도 해요.”
어떤 이는 악기를 금방 배우는데 반해 협주를 어려워하고, 어떤 이는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박치를 보여주는 아이가 있는지는 몰라도 절대음감을 뽐내는 아이들은 여럿 있다.
선이씨 혼자 가르쳤던 동아리는 아이들이 늘면서 어느덧 장규식·조종현 선생과 보조선생들이 합세하게 됐다.
“지금은 모두 23명의 초중생 장애아들이 배우고 있어요. 굳이 구분하자면 지적장애가 대부분이며 자폐아도 몇 명 돼요.”
선이씨가 아이들 가르친 보람이 가장 크게 느껴질 때는 그들이 무대 위에 섰을 때다. ‘아이들이 언제 이렇듯 실력을 키워 멋진 솜씨를 뽐내나’ 싶어 대견하다. 가르칠때 몰랐던 소리는 무대에서 가장 정제된 상태로 화음을 엮어나갈 때 비로소 귀에 들어온다.
“아이들이 무대에 오르면 스스로 크게 달라져요. 제 스스로 무엇인가 할 수 있고, 사람들이 자기가 내는 소리에 귀기울여 주고 박수를 쳐준다는 생각에 벅찬 희열을 느끼나 봐요.”
무대에 선 자체로 그들에겐 어디서도 느껴볼 수 없는 성취감을 맛보는 것. 게다가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이렇게 즐거워하는지 몰랐다”며 기뻐할 때면 더욱 열심히 가르쳐서 더 나은, 또한 더 많은 무대기회를 세워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는 선이씨.
이들은 지난 30일 천안종합운동장 오륜문광장에서 열린 ‘제1회 충남 사회적경제 전시판매전’에서도 무대에 올라 ‘멋진’ 연주를 선보였다.
“우리아이들, 얼쑤에 많은 관심 좀 부탁드려요.”
천안에는 ‘푸른애벌레’나 ‘어우러기’ 등 장애아와 함께 하는 연주단이 몇몇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