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삼거리의 명물, 그네. 상당한 높이를 자랑한다.
|
'구름판이 이상한가, 아니면 줄이 꼬였을까….'
삼거리공원 내에 있는 그네에서 심각한 의문점이 생겼다.
단오날을 기념한 지난 6월24일의 단오난장축제에서 그네를 타는 사람마다 약간씩 몸이 비틀어졌다. 귀신이 붙은 건 아닌지, 미세하게나마 그네가 팔자를 그었다.
줄의 끈이 미세하게 다른 듯.
|
그런 의문이 있은 며칠 후인 7월5일. 다시 가본 삼거리공원 내 그네는 고즈넉이 혼자 서있었다. 자세히 살펴볼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 직접 그네에 타보니 앞쪽으로 반듯이 나아가는 게 아닌, 좌측으로 틀어져 가는 게 아닌가. 왼줄과 오른줄의 높낮이가 다른가 하고 살펴보니 모래바닥이라 평평한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
답을 찾기 위해 한참을 서성이던 중, 멀찍이 떨어져 그네를 보니 양쪽의 줄이 약간 삐딱하단 느낌을 받았다. '아하, 역시 줄의 길이가 다른 거였어.'
다시 타 보니 역시 짧은 왼줄 쪽으로 틀어져 나가는 걸 확인. 줄이 설치됐을 때부터 틀어졌을 텐데, 지금까지 사람들은 잘도 탔겠다 싶다. 게다가 매년 단오날이면 그네뛰기 시합도 벌어졌을 텐테, 그런 것을 못 느꼈을까.
위에 매달아놓은 끈이 직접 죄어있어 썩 매끄럽지 않다.
|
그러고 보면 이곳 삼거리공원이 춘향이 그네탔던 남원 광한루도 아닌데 공원 내 상징이 '그네'이기도 하다. 십수미터가 넘는 그네줄은 어디에서도 구경하고 타보기 쉽지 않은 크기를 자랑한다.
그네를 탔던 사람들은 저마다 "그네가 잘 안나가요"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네 윗부분은 아무 장치도 없이 맨줄로 묶어놓은 상태. 기술적으로 도르래라도 달면 그네의 성능은 크게 달라질 것이었다.
울긋불긋 칠해진 색이 바래거나 녹이 슬었다.
|
일부 불만도 없지 않다지만, 이곳 그네는 너무 높이 매달려 있어 사람이 타고 굴렀을때 보이는 반원이 크다. 자칫 떨어지기라도 하면 위험할 수 있는 것. 직접 타보니 현재 상태로도 2`3층 아파트 높이로 오른 듯 아찔하다. 겁많은 사람들은 지금 것도 못탈 듯. 다만 오색한복처럼 몇가지 색이 어울려 화려한 색채를 뽐내는 그네기둥은 곳곳이 녹슬고 색이 바래 보인다. 헌 것은 오랜 전통을 나타내줘 그런대로 어울리지만, 색칠정비가 필요한지는 한번 생각해볼 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네가 돼주길 바라본다.
<김학수 기자>